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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2005. 1~2 71 때 미리 계획했던 것은 아니지만 516함은 민간발동선 2 척을 앞장세우게 되었다. 이것은 징발된 민간 선박으로 서 안내와 안전로 탐지역으로 앞세운 채 뒤에 516함, 510함이 일직선으로 항해하였다. 516함 등 4척은 초긴장 상태에서 해면에 온 시각을 집중시킨 채 갈마각을 돌아 황토도와 소도사이를 꺾어 항해해 나갔다. 갈마반도를 돌아 4마일 쯤 나갔을 때, 갑자기 미 소해함이 516함 앞을 지나갔다. 그래서 516 함은 그것을 피하느라고 조금 옆으로 피하는 순간 기뢰 를 건드리고 말았다.천지가 진동하는 폭음이 일어났다. 함정이 기뢰에 맞으면 선체가 치명적인 파괴를 당하는 것은 물론, 승조원의 경우는 압사보다도 충격으로 인해 치명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함내에는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브릿지에 있던 함장은 기뢰가 폭발하는 순간 물기둥이 브릿지들 덮치는 바람에 물벼락을 맞아 정신 을 잃을 정도였다. 브릿지에는 7~8명의 감시원이 있었 고 부장도 있었는데 전사하고 말았다. 순식간에 이미 516함은 두동강이 되어 반 이상이 물에 잠겨버렸다. 함장은 책임감으로 스스로를 탄식하며 망연자실한 모습으로‘516함’함수번호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 나 다음 순간 비록 불운을 면치 못했지만 이제 남은 인 명만이라도 구출해 내는 것이 함장의 마지막 책임이라 느끼고 재발리 물에 뛰어 들었다. 함장은 있는 힘을 다하여 2명을 구조해 낸 다음 순 간, 물 위로 치솟은 함수에 매달려 있는 한 대원을 보았 다. 참으로 극적인 장면이었다. 함장은 있은 힘을 다해 소리쳤다. “거기는 위험하니 빨리 내려와라 구명의를 구해 줄 터이니!”하고 고함을 쳤다. 그러나 아무 반응이 없다. 겨우 가까이 가서 봤더니, 팔, 다리, 허리 모두 부 상을 당한 상태에서 겨우 함수에 달라붙어만 있지 제 힘으로 떨어질 수조차 없다는 것이었다. 함장은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상태인지라 발동선에 연락, 겨우 만신창 이가 된 그를 구조해 내었고, 발동선에 올라탄 후 긴장 감이 풀리면서 그 자신도 그 자리에 그냥 기절해 버리 고 말았다. 이 마지막 항해에서 민간 발동선의 도움과 공로야말 로 잊혀질 수가 없는 일이었다. 기뢰로 꽉차 있는 좁은 수로에서 해군 함정의 안내는 물론, 안전수로 탐지, 심 지어는 희생까지도 전제한 항해에서 그 임무를 훌륭히 수행해 냈을 뿐만 아니라, 최후의 위급한 순간에도 절 대절명의 인명을 구조하는 일을 수행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