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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귀영의 기상이야기 폭풍 같은 여름의 추억 속에 바다가 있다면, 애잔 한 겨울의 추억 속에는 언제나 눈이 있다. 한겨울 하늘에서 내리는 탐스러운 함박눈은 온 세 상을 금방 동화 속 환상의 나라로 바꿔버리는 신비한 힘을 지녔다. 드넓게 펼쳐진 새하얀 은세계를 바라보 고 있노라면 눈(目)도 마음도 어느새 깨끗해진다. 하 지만 눈 속에는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 외에 또 다 른 신비로운 세계가 숨어 있다. 일반적으로 눈은 구름에서 떨어지는 얼음의 결정, 또는 얼음의 결정이 구름으로부터 떨어지는 현상을 말하며, 0°C 이하로 과냉각된 물방울이 얼어붙은 미 세한 얼음 알갱이에 달라붙어 그 결정의 원형을 알 수 없게 된 것을 싸락눈이라고 부른다. 지면에서 상공으로 올라감에 따라 공기의 온도는 100m마다 약 0.5~0.6℃씩 낮아지는데, 눈은 영하 25℃ 정도의 높은 상공에서 생긴다. 영하 25℃의 상 공이라고 해도 그 높이는 일정한 것이 아니며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 추운 날에는 그 높이가 낮아 지고 따뜻한 날에는 보다 더 높아진다. 그 곳에는 공 기 속에 충분한 양의 수증기와 눈을 만들어내는 빙정 핵이라는 미세한 입자가 있으며 수증기는 이 빙정핵 을 중심으로 얼어붙어 작은 얼음 결정이 된다. 이것 은 직경 0.02~0.03mm의 미세한 결정으로서 빙정 이라고 불리며 눈의 결정을 이루는 알에 해당한다. 눈은 차고 습기 많은 구름 속에서 이러한 빙정을 씨 앗삼아 제일 먼저 육각기둥의 핵이 만들어진다. 그 다음 온도와 습도가 다른 구름 속을 여기저기 떠다니 면서 다양한 모양의 가지가 여섯 방향으로 자라난다. 성장한 눈의 결정은 하늘에서 한 개씩 내리는 경우 와 몇십 개 또는 몇백 개가 합쳐져 눈송이가 되어 내 리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눈송이는 하늘에서 낙하 중에 눈의 결정이 서로 충돌하여 엉켜 붙어서 된 것 이다. 눈송이의 크기는 보통 직경 1cm 정도인데 지 금까지의 기록으로는 15cm나 되는 것도 있다. 따라 서 눈의 본질은 눈송이라기보다는 눈의 결정이다. 눈 의 결정은 매우 섬세한 구조를 이루고 있어서 빛이 반사하거나 굴절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면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눈은 대체로 희게 보이지만 공기 중에 부유하고 있는 먼지나 미생물이 붙으면 붉은색, 노란 색 또는 검은색으로 착색되는 경우도 있다. 여름철에 내리는 비도 상공에서는 대부분 눈의 상 오 귀 영 5급. 해군본부 아름다운 눈(雪)의 세계로 해군/2005. 1~2 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