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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 격포항에서 위도까지는 약 50분 뱃길.... 생각 보다 거리도 가깝고 배도 자주 있는 편이어서 부담은 없으 나. 차를 배에 싣고 가니 덩치큰 승합차의 왕복배값은 7만원 을 넘어선다. 배가 격포항을 벗어나자 사람들은 대부분 갑 판에 나와 가을의 바다에 흠뻑 빠져 있다. 한 무리의 갈매기 떼들이 아까부터 계속 배를 따라오고 있다. 알고보니 3층 갑 판에서 누군가 던져 주는 새우깡 맛에 중독된 탓이다. “조 넘들이 여객선 뜨면 먼저 알고 앞장서 부러요. 하 도 사람덜이 먹을 것을 던져 준께 ....”지나가는 선 원의 말이 이젠 갈매기도 이 배의 한식구라는 정겨움으로 들린다. 갑판 한쪽에서 는 커다란 낚시가방을 둘러멘 중년의 사내들 의 술추렴이 시작되었 고 아이들의 쉴 새 없는 자잘거림은 가을의 이 색적인 섬여행의 기대 감을 한층 더해 준다. 배가 위도항에 닿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 는 것은 9월부터 방영 된다는‘KBS 역사드라 마 불멸의 영웅 이순신 ‘ 촬영 세트장 안내문이 다. 훌륭한 옛 조상들의 보국정신을 되살리고 그를 후세에게 대중 미 디어를 통해 일깨운다는 것은 현 시대에 아마 절 실하고도 다급한 일이 아 닐까 생각해 본다. 하물 며 우리 민족의 영웅 이 순신임에랴.... 이곳‘위도’ 는 섬 전체 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해 안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물론 이 도로가 생기게 된데는‘93년 서해 훼리호 침몰사건’과 무관치 않다. 정원 이 초과된 훼리호에 급작스런 돌풍으로 당시 292명이라는 많은 희생자를 낸 이곳‘위도’주민들에게 정부는 섬 일주도 로를 내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픈 상처를 되새기기에는 이곳 해안 일주도로의 풍광이 너무나 황홀하다. 올목졸목한 바위섬들과 기암괴석들의 즐비함 너머에는 망망대해의 푸 르름이 시야를 빼앗아 버린다. 얼마쯤 달렸을까? 위도 해수 욕장이라는 안내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섬의 해수욕장이라 니 그저 조그만 볼품없는 곳이리라 생각했으나 의외로 해수 욕장의 규모도 크려니와 밟히는 모래가 이처럼 곱고 깨끗할 수가 없다. 지저분한 오물 하나 찾을 수 없는 모래사장을 맑 은 물로 드넓은 파를 이 루며 어루만지듯 다가오 는 물결은 낯선 여행객에 게 당장이라도 웃통 벗어 부치고 뛰어들고 싶은 충 동을 느끼게 한다. 뿐만 이 아니다. 바다에 비친 달의 모습이 예쁘다 하여 붙여졌다는 미영금 마을 이름만큼이나 빼어난 주 변 풍광은 찬사를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사람 혼을 쏙 빼 놓는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다음 들린 곳은 마을 이름이‘논금’ 이다. 생각해 보니 위도항으로 첫 발을 내린 곳이‘파장금’이며 안내지도에 명기된 마을 이름이 대 부분‘깊은금’ , ‘미영금’등 모두가‘金’자 가 붙어 있다. 옛날 이 곳은 70년대 초 까지만 해도 연평도와 함께 인근 칠 위도항 여객터미널 논금 마을의 KBS 드라마 불멸의 영웅 이순신 촬영 셋트장 바닷물이 빠지자 드러난 큰 딴치도와 작은 딴치도 바닷길에 여행객들이 조개를 줍고 있다 촬영셋트장에서 내다본 논금마을 바다전경 해군/2005. 1~2 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