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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찡한 사건은 어느 도서에서 위문공연을 할 때였어요. 아이 들 5명을 앞에 두고 노래를 시키는데, 2명은 노래를 하지만 3 명은 노래를 안하더라구요. 그냥 부끄러워 그런 줄 알고 계속 노래를 시키려고 하는데, 옆에 있던 아이가‘걔네들 말을 못해요’하더라고요. 순간 말 못하는 아이들에게 계속 노래를 요구한 저의 행동과 자신의 뜻 을 전달 못하고 저만 쳐다보던 아이들의 눈망울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 방송 생활 중 힘든 일은 없는지... 방송은 그야말로 전쟁터라고 볼 수 있어요. 특히 제가 하고 있는 버라이어티 쇼는 그 정도가 더 심하죠. 항상 경쟁 속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에 맞게 늘 노력해야 하는 곳이 방송입 니다. 그게 또 다른 방송의 매력이기도 하죠. 무명시절에는 케 이블 방송 쪽에서 많이 일했기 때문에 지상파에 익숙한 시청자 들에게는 얼굴을 알릴 기회도 없었고, 그래서 힘들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저에게는 이젠 제가 방송 생활을 하 는데 거울이 돼 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평소에 신문은 꼭 읽는다던가, 제가 녹화한 프로그램뿐만 아 니라 다른 프로그램을 많이 보면서 유행을 캐치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최근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요즘도 진행하고 있는‘여걸 파이브’ 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공중파 방송은 실제 방송되는 시간보다도 굉장히 많 은 시간을 촬영합니다. 여걸 파이브도 그런 프로그램 중 하나 인데요. 50분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서 8시간 정도를 촬영합니 다. 8시간 동안 계속 말해 가면서 촬영하려면 지치기가 쉬운 데, 여걸 파이브는 같이 방송하는 이경실 씨나 조혜련 씨 그 외의 분들과 오랫동안 알아왔기 때문에 서로 특별히 말하지 않아도 좀 더 편하게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 는 프로그램이에요. 저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사전에 너무 많은 걸 준비하면 오히려 생각했던 것이 방송 진행에 단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순간순간 느낌으로 진행하는 걸 더 선 호하는 편입니다. 여걸 파이브는 그런 저의 스타일과 잘 맞는 다고 볼 수 있죠. 굳이 단점을 말하자면 너무 여자들 사이에서만 있어서 여성 화 되고 있다는 거겠죠. (웃음) ■ MC 이외에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있으신지? 제가 가수로 데뷔했으니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음반도 한 번 내보고 싶어요. 그리고 연기 분야에도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습 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제의가 들어오긴 했는데 비중이 커서 사양한 적이 많았거든요. 많이 준비해서 제게 들어 온 역할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으면 했기 때문이죠. 천천히 준비해서 연기 쪽으로도 넓혀 볼 생각입니다. ■ 방송가에서는 입담꾼으로 불리시는데, 집에서는 어떤 분이신 지? 제가 방송 활동을 하기 때문에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같이 하 긴 힘들어요. 대신 전 술을 안 마셔서 그나마 조금 시간이 나면 늘 가족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외 식을 한다든지 집에서 아이와 놀아 준다든지 하면서 가족들과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또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 20, 30년 뒤엔 어떤 방송인이 되고 싶으신지? 전 방송을 천직으로 생각하면서 평생 방송을 하고 싶진 않 아요. 라디오 프로그램 하나 정도를 진행하면서 청취자들에게 여유 있고 편안한 방송을 하는 방송인의 모습이었으면 좋겠네요. 그 러면서 여행을 많이 다닌다거나 제 대학 전공을 살려 사업을 한다거나 하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더 열 심히 방송 생활을 할 거구요. ■ 마지막으로 지금 군 생활 중인 후배 장병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군대 생활 역시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 니다. 시간만 잘 활용하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기사를 스크랩 한다든지 외국어를 공부한다든 지 하는 다채로운 일로 한 가지씩은 관심 분야를 익혀서 나갈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드시길 바랍니다. 나중에 제대 후 군 복무 시간이 자신에게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뜻 있는 시간을 영위하셨으면 합니다. 해군지 최초의 객원기자로서 MC 지석진과의 인터뷰는 나에 게 인간 지석진과 해군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계 기를 주었다. 13년간의 방송 활동을 짧은 만남을 통해 접해 보았 지만, 종합적인 느낌은 그는 편안함과 여유로움이라는 단어가 걸 맞는 연예인이라는 것이다. 앞으로도 꾸준한 방송 생활을 통해 자신만의 색을 가진 편안한 MC로서 발전해 나가는 그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해군/2005. 1~2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