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page

해군/2005. 1~2 41 태평양 바람을 가르며 마구 흔들고 싶었다. 우린 해 내었다. 림팩 훈련도! SM-2실사도! 우리 모두가 충무공 이순신함, 대한민국해 군이라는 이름으로 해 내었다. 다리의 힘이 풀리고 이제야 탁 트인 숨을 쉬어 본다. 지금 이 순 간이 자랑스럽다. 사람들의 축하가 끊이지 않았고, 서로의 얼굴에 서 보람과 행복을 찾을 수가 있었다. 이 날은 역사적인 날이다. 그 렇게 사람들의 웃음 속에 밤은 오갔고, 우린 다시 진주만 부두로 가벼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젠 진주만의 바다도 편안해 보였다. 2004년 여름에 주어진 우리의 임무를 완벽히 완수하였다. 해군 의 이름으로, 그렇게 우리의 훈련과 실사가 끝이 나고 편안한 파 도의 너울이 지나고 있었다. 훈련이외에도 많은 일이 있었다. 하 와이라는 행복의 섬에 첫 발을 내딛어서 깊은 숨을 들여 마시며 관광을 나간 일들, 와이키키의 해변, 하나우마베이의 많은 물고기 와 거북이, 자연이 만든 신기의 절경들 그리고 그 곳의 문화, 행복 한 얼굴들의 사람들, 통하지 않았던 우리의 짧은 영어실력들까지 정말 많은 추억이 남아 있었다. 그 곳에 남겨 두고 있다. 해변에 비키니 입은 여성들 때문에 눈 을 둘 곳을 몰라 난처했던 일까지도... “잠시 후 저희 비행기가 호놀룰루 공항에 착륙하겠습니 다. 손님 여러분들은 자리에 앉으시고 안전벨트를 착용하 여 주시기 바랍니다. “안내방송 소리에 정신이 들었고, 나 의 먼 그리고 짧은 기억 속 회상은 끝이 났다. 손 내밀면 닿을 듯 한 추억인데, 지금은 너무나 멀어져 버린 현실이 다. 하지만 너무나 행복했다. 내게 이런 멋진 추억과 그 속 에 사람들이 있으니 이 번잡한 생활 속에서 날 웃게 해준 건 그 날의 그 때를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이다. 잊고 있었 다. 바쁜 생활 속에 내 젊은 날의 기억을 잊고 있었다. 행 복했는데...과거 회상 하나만으로 내안에 여유가 생기고, 입가에 웃음과 행복한 세상을 보는 눈이 생겼다. 아까 내게 음료수를 권했던 스튜어디스가 지나간다. “저기... 죄송하지만 지금이라도 괜찮다면 아까 그 음료수 를 마실수 있을까요?”스튜어디스는 아까와는 전혀 다른 내 태도와 표정에 흠짓 놀라며 당황한 듯 음료수를 가져다 주었다. “음~~~정말 맛있네요! 이걸 안 마셨으면 평생 후회 했을 꺼예요.”웃으며 내가 말을 하자 그때서야 스튜 어디스도 환하게 웃어 주었다. 짐을 챙겨 비행기 밖을 나 오자 낯설지 않은 하와이의 햇살이 부서져 내리고 있었다. 저기 비행기 안에서 울어대던 아기와 부부가 잠시 서서 또 다시 아기를 달래고 있다. 울음이 많은 아기인가 보다. 지 금도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다. 하와이의 땅이 낯설겠지. “아기가 너무 이쁘네요.”이 부부들 역시 아까와는 다른 내 모습에 흠짓 놀랜다. 난 아랑곳하지 않고 아기와 눈을 맞추었다. ‘너도 어서 커서 멋진 해군이 되어 보려무나... 너에게 젊은 날의 멋진 추억을 만들어 줄거야...’기억할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 건... 살아갈만 한 충분한 가치가 아니겠니? 난 눈을 통해 아기에게 내 마음의 소리를 전해 주었다. 웃는 모습이 귀여운 아기이다. 조금씩 내 안에 여 유가 생기고, 내 젊은 그 날의 패기가 다시 일어난다. 크게 한 숨을 들어 마신다. 내게 내 과거의 해군은 이런 것이다. 멋지고 내 삶을 바꾸어 준 젊을을 걸어 볼 만한 곳이다. 여 러 사람들이 그립다. 내 동기들, 선임들, 후임들, 항성 멋 진 음성의 함장님, 아버지 같던 주임원사님, 큰 아버지 같 던 내연장님과 전탐장님 그리고 멋진 호랑이 갑판장님과 언제나 우리의 든든한‘빽’ 이신 조리장님, 선한 웃음의 유 도장님과 장인어른이라 부르며 쫓아 다녔던 사통장님... 모두들 지금 잘 계시겠지? 시원한 바람이 일어 불어온다. 그리운 분들의 이름을 담아서 불어온다. 이 곳 하와이에도 첫 발을 내딛은 것이 그 때의 그 시절이었다. 지금은 일 때 문에 자주 오는 곳인데 그 때의 그 설레임을 잊고 살아 왔 다. 오늘은 가슴 깊이 설레이기 시작한다. 그때로 돌아간 다. 지금도 하와이 이 땅에 우리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리고 저 곳 먼 태평양의 NAVY BLUE의 내음 도 느껴진다. 눈 감으면 그 때의 충무공이순신함으로 돌아 간다. 내 젊은... 파랗게 젊은 날의 해군이! 이 글은 내가 시간이 흘러흘러 중년이 되었을 때, 지금의 나를 회상할 날을 상상하며 쓴 수필이다.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 지금의 나를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이 해군, 대 한민국 해군에 자부심을 느낀다. 언젠가 이 날을 기억할 날이 올 거라는 생각만으로 행복해진다 ...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이 있다면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고 그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현실이 있다면 ... 바로그 순간이 행복한 것 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