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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2005. 1~2 38 일병 강 정 민 충무공이순신함 “지금 저희 비행기 이륙하겠습니다. 자 리에 앉으시고, 안전벨트를 착용해 주시 기 바랍니다”언제나 안내원의 이륙 안내 방송이 나올 때면 눈이 감기기 시작한다. 하루하루 일과 스케쥴, 사회생활이라는 시간 속에 지친 내가 편하게 잠을 청할 수 있는 시간은 이렇게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시간뿐이다. 그래서인지 비행기를 타면 이륙하는 것도 보지 못한 채 잠에 빠져들 곤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방송 소리와 함 께 잠시의 휴식을 위해 잠을 청하는 나이 다. 오늘은 호놀룰루주까지 가야 하기에 조금은 긴 휴식 시간이 되리라 믿고 짧은 한숨을 내쉰다. “손님, 음료수 한잔 드시겠습니까?”잠을 청하는 그 순간에 들리는 스튜어디스의 목소리... 짜증이 밀려온다. “필요 없으니까! 그냥 볼일이나 보세 요!!”짜증을 내는 나의 목소리와 표정 에 스튜어디스가 많이 당황하고 난처해 졌는가 보다. 스튜어디스는 표정이 잠시 굳은 채 억지웃음을 지으며 다른 사람들 에게 간다.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하지만 개의 치 않는다. 내 나이 마흔을 바라보고 있 다. 나도 세상과 일에 찌들어서 내 휴식 시간에 남이 끼어드는 것을 원치 않는 다. 내가 남의 호의와 도움, 참견을 귀찮 아하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였을까? 아무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나에겐 남을 생각 할 여유가 없다. 다시 잠을 청한다. 불편 한 의자에... “으앵~~~으앵~~~으앵~~~~”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느닷없는 아기의 울음소리와 사람들의 웅성거림, 짜증내는 소리... 아이를 달래는 부모의 무안한 목소리에 잠을 깼다. 이 좁은 비 행기 안에서도 시끄러운 세상을 엿볼 수 있다. 부모들은 뭐하는 거야!!! 나도 모 르게 짜증 섞인 큰 소리가 나왔고, 아기 부모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나를 쳐다 본다. 나도 모르게 조금은 무안했는지 얼 굴이 달아오른다. 그래도 인상을 한 번 더 쓰고 아기를 쏘아본 후 사람들의 시선 을 피하기 위해 창 쪽으로 고개를 돌린 다. 내가 너무 심했나? 왜 이렇게 예민해 졌는지... 내가 이상하다. 세상을... 저 이기적인 세상을 닮아 가 나 보다... 시선을 피하기 위해 돌린 내 눈 해군 글광장 내 젊은 날의 어느 한여름... 이 글은 내가 시간이 흘러흘러 중년이 되었을 때, 지금의 나를 회상할 날을 상상하 며 쓴 수필이다.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 지금의 나를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이 해 군, 대한민국 해군에 자부심을 느낀다. 언젠가 이 날을 기억할 날이 올 거라는 생각 만으로 행복해진다 ...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이 있다면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것 이고 그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현실이 있다면 ... 바로그 순간이 행복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