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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우리네의 조상님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그리고 살기 위해서 여성들도 밭으로 나가고, 명확한 자신의 것이 란 선을 긋는다. 작가는 이러한 변화의 과정을 과장됨 없이 묘사하고 있다. 젊었기에 가능했던 사랑도 변하고, 젊었기 에 뜨거운 피였기에 이국의 땅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참여하 기도 한다. 첫 장면에서 꿈을 쫓던 그들의 모습은 조금씩 사 라지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그들의 나라 조선은 사라지고, ‘대한’ 이라는 국호를 쓰며, 그들은 타지에서 그들을 잊었던 조국을 위해 독립운동을 하기도 한다. 이미 먼 땅의 일이었 으나, 그들이 떠나 왔던 조국의 일이었으나 그들은 외지에 서 한 나라의 사람이기에 뭉치는 모습. 이것은 애국심이 불 러내는 행동은 아니었다. 그들 개개인의 그리움이 만들어내 는 향수와 그리움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조국의 이름으로 나타내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조국과는 상관없는 싸움 속에서 사라 진다. 나오면서 언젠가 나는 군대를 떠난다. 제대를 한 이후에 멋진 삶을 노력 없이 무상으로 얻길 바란다면 그것은 착각일 것이다. 이 주어진 과정에 충실해야 함을 느낀다. 주어진 제약 속에 서 행복해 질 수 있는 법은 분명히 있기 마련이다. 간접적으 로나마 책을 읽으며 그 과정을 느꼈다. 신세계는 냉혹했다. 사대부의 특권은 없으면, 이 전 세대의 가치관도 한 개인 의 의지조차도 잊게 만든다. 분명 과정에서는 놓치지 않았 다. 늘 생각했다. 시련은 사람을 단단하게 만드니까 하지만 모든 시련이 없어질 무렵 중심마저 잊어서는 안 된다. 혹시 나 내가 떠나 온 세계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다면 나는 약해 진 자신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의 첫 부분에 주인공인 이 정이 사원근처에서 쓰러져 죽는 장면에서, 그의 눈앞에 선명하 게 보여지는 사람들이 있다, 피리부는 내시, 도망 중 인 신부, 옹니박이 박 수무당, 노루피 냄 새의 소녀, 가난 한 황족, 굶주린 제대 군인, 혁명가의 이발사. 어쩌면 이 정의 죽음직전의 시선 은 그들이 떠나간 먼 여정이 다시금 그들이 떠나 온 곳으 로 돌아갈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하려는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로 세상에 돌아가나 그때의 돌아가는 나는 새로운 나일 것이다. 때문에 세상에서 벗어나 군대에 들어와 있는 지금도‘나’ 를 놓아서도 안 될 것이고, 나와 세 상의 관계 또한 놓아서는 안 된다. 내가 바라거나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냉혹한 현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나는 가야한다. 이것이 막연한 불안감일까? 의미없이 사라져 간 사람들의 이야기, 소설 속의 사건은 무덤덤한 시각으로 전개되고 있었지만 읽고 나니 감동도, 교훈도 아닌 그저 나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었다. 의미 없 는 자들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지금의 이 순간 왠지 내 자신 이 멕시코의 뜨거운 열기 속에 버려진 듯한 위기감이 느껴 졌다. 나는 지금 어떤 여행을 하고 있는가? 전역하고 나서... 해상병 472기로 전역 하였고... 지금 현재는 고려대학 교 영상문화대학원에 재 학중입니다. 해군에서 보냈던 귀한 시간들이 생각납니다. 아껴주시고 관심가져 주셨으며, 사랑해 주셨던 많은 분들... 그때의 만남과 경험을 통해서 앞으로의 저의 삶 도 보다 풍성할 것이라 믿습니다. 늘 기도해 주시고, 지 켜봐 주십시오. 바다를 보며 크게 설계 했던 꿈을 향해 끝없는 항해를 하고자 합니다. 우리 해군의 자랑이 조국 대한민국이듯이 대한민국의 자랑 또한 아해군임을 기억하시며 올해도‘필승!’의 자세로 힘차게 출항하시 길 바랍니다. 대한민국 해군이 자랑스럽습니다. 해군/2005. 1~2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