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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수 현 한국신문학인협회이사. 수필가 우리 인간들에게는 동ㆍ서양을 막론하고 꿈에 그리는 이상향이 있다. 상상 속에서 이상적으로 설계된 나라이니 실제로는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어느 곳에 그러한 세계가 있다고 늘 환상 속에서 낙원을 그리워했다. 중국에서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을 이상향으로 그리고 있다. 중국 동진(東晋)시대에 유명한 시인인 도연명(陶淵明)은 도화원기(桃花源記)를 썼다. 그 줄거리는 무릉(武陵)의 한 어부가 조각배를 타고 강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복숭아 꽃이 만발한 도원(桃園)에 이르렀다. 그곳에는 진(秦)나라 때 난을 피해 숨어 들어온 사람들이 무려 500여 년이나 장수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무 근심ㆍ걱정없이 평안하게 불로 장생하고 있었으니 가히 이상향이었 다. 오늘날 그 전설의 무대를 후난성(湖南省)의 타오위안현(桃園縣)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토머스모어(Thomas More)가 1516년 정치적 공상소설인 유토피아(utopia)를 펴내었다. 그 내용은 이러하였다. 히스로디라는 선원이 풍랑에 밀려 유토피아에 이르렀다. 그 나라에서는 하루 6시간 농사를 짓고 물품은 필요한 양만큼 시장의 창고에서 꺼내다 쓰고 있었 다. 그러니 참으로 살기 좋은 이상향이었다. 그래서 서양에서도 유토피아라는 말들이 중세를 풍미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제주에서는 그러한 낙원으로“이어도” 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저 푸 른 바다의 수평선에 구름층의 뭉게뭉게 피어오를 때면 여러 가지형태로 신기루를 만들어 낸 다. 어찌 보면 산과 같고 어찌 보면 대궐과도 같은 기와집이 즐비하게 보인다. 그리고 비옥한 평야가 펼쳐지고 오곡이 영글어 가는 살기 좋은 이어도가 그 속에 있으리라고 생각을 해 왔다. 그러나 그곳은 용궁과도 같은 곳이라서 한번 들어가면 돌아오지를 못한다. 이러한 전설에 매료되어 있는 제주도민들이기에 고기잡이 나간 어부가 조난을 당하여도 반 드시 이어도에 가 있을 것으로 굳게 믿었다. 참으로 죽었다고 단정하기는 너무나도 싫었다. 그 래서 젊은 아낙네는 우는 젖먹이를 달래며 남편이 살고 있을 이어도에 가고 싶다고 애타게 하 소연을 했다. “그 해녀 실은 하얀 돛단배, 오늘도 간다. 님이 사는 이어도에, 아~ 가고 싶구나 나두야 가고 싶구나” 꿈의 이어도 초대 작가석 ’ 05새해맞이 해군/2005.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