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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2003. 5~6 75 해군 글광장 이럴수가! 영문을 모르는 나는 순간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언가 뜨거움이 복바쳐 오름을 느끼며, 오히려 순간적 으로 어머님께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 어머니! 이게 뭐예요? 아니, 언제 어머님께 제가 이런 걸 만드시라 했어요? ... 왜 저를 이렇게 만드시는 거예요." 하 고 반문하고 있었다. 어머님은 당혹해 하시는 듯 하면서도, "그것이 왜 거기에 있냐? " 하시고는, "···그냥 만들었다" 하시는 말씀이 전부이셨다. 그러지 않아도 자식된 도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늘 가슴 아팠는데, 그 통장은 오히려 그런 내 마음을 천 근만근의 무게로 짓누르는 듯 했다. 남달리 독립심이 강한 외고집의 성격 탓에 분가할 당시, 난 어머님께서 조금 있는 전답을 정리해 전셋방이라도 얻는 데 보태라고 도와 주시려는 것을 강하게 거부했던 것이 어머님께서는 두고 두고 마음에 걸리셨던 것이다. 그래서 그 동안 자식들이 조금씩 보내 드린 용돈을 한푼도 쓰지 않으시고, 오히려 더 보태어 통장 하나라도 건네주고 싶으셨던 것이다. 그러한 어머니 마음을 자식인 내가 왜 모를까.... 하지만 어머니는 우리 칠 남매를 아무 탈 없이 잘 키워 주신것 만으로도 내 평생을 다해도 갚지 못할 마음의 숙제를 남겨 주시지 않았는가....? 자식들을 위해 이미 모든 걸 다 주셨으면서 더 못줘 항상 부족감을 느끼는 마음! 그것은 이 세상 모든 어머님들의 마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