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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2003. 5~6 61 천하일경으로 매년 새해 첫날 해맞이 행사로‘향일암 일출 제’행사가 열린다. 향일암은 644년(백제 의자왕 4년)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원통암으로 불리다가 1715년에 향일암으로 개칭하였다. 향 일암이 자리한 금오산은 풍수지리상 바다속으로 막 잠수해 들어가는 금거북이의 형상이라 한다. 대웅전 앞에서 왼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하게 솟아오른 봉우리가 거북 의 머리, 향일암이 세워진 곳이 거북의 몸체에 해당된다. 금오산에 있는 바위 표면은 거북이 등처럼 문양이 새겨 져 있다. 때문에 산 이름이 쇠 금(金)자, 큰 바다거북 오 (鼇)자를 쓴 금오산이다. 암자도 과거에는 거북 구(龜)자를 써 영구암(靈龜庵)이라고 불렀다. 후일담이긴 하지만 향일암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박 3일의 여유로운 일정으로 오는 게 옳을 듯 하다. 그래 야만 국내 최고의 해돋이 명소인 이 곳의 해도 구경하고, 다 른 일정에도 차질이 덜 할 것이다. ● 오동도 - 전설을 퍼나르는 동백의 섬 향일암에서 시간을 많이 허비한 터라 택시를 잡아타고 오동도로 향했다. 가는 중간에 전망대라는 관광 안내판이 등장한다. 그 안내 표지판이 나와서 그 전망대가 어디쯤일 까 하여 창 밖으로 주변풍경을 살피니, 진솔한 마당 같은 느 낌이어서 가로수들이 참으로 정겹게 느껴진다. 오동도에 다다르니 이 곳에는 무엇보다도 사람향기가 절 정이다. 동백은 섬 전체를 아름답게 달구고, 동백열차에 많 은 사람들은 꿈을 싣고, 방파제를 건너 오동으로 향한다. 오 동도에 입장하기 전 전망대가 있다. 이 곳이 표지판에 나오 는 그 곳인데 전망대에서 바다를 보는 감상도 일품이다. 오동도는 멀리서 보면 지형의 생김새가 오동잎처럼 보이 고 옛날에는 오동나무가 빽빽이 있어 오동도라 불린다. 한 때는 이충무공이 이 섬에 대나무를 심게 한 후 대나무가 번 성하자 죽도(竹島)라 불렀다고 한다. 이 섬에 관하여 두 개의 전설이 전해진다. 하나는 고려 공민왕 때, 요승 신돈이 전라도라는 전(全) 자가 사람인 (人) 자 밑에 임금왕(王) 자를 쓰고 있는 데다, 남쪽 땅 오 동도 라는 곳에 봉황새가 드나들어 고려왕조를 맡을 인물이 전라도에서 나올 것이라는 예감에 의해 봉황새의 출입을 막 기 위해 오동도 오동나무를 베어 버린 전설이 있다. 다른 하나는 멀고 먼 옛날, 오동숲 우거진 오동도는 아리 따운 한 여인과 어부가 살았는데, 어느 날 도적 떼에 여인이 쫓기자 벼랑 창파에 몸을 던져 정조를 지킨다. 이 사실을 뒤 늦게 알고 돌아온 남편이 오동도 기슭에 정성껏 무덤을 지 었는데, 북풍한설이 내리는 그 해 겨울부터 하얀 눈이 쌓여 무덤가에 동백꽃이 피어 나고, 푸른 정절을 상징하는 신이 대가 돋아났다는 전설이 있다. 많은 인파에 묻혀 조용한 감상은 어렵지만, 돌산 갓 김치 를 비롯하여 갖가지 맛있는 음식들이 즐비하여 사람들 사이 에 함께 맛을 즐기는 여정 또한 운치있는 일이다. ● 도시의 꿈 그리고 여수 충무공의 얼과 정신으로 긍지와 자존심 높은 역사적 배 경을 지닌 여수는 이미 여천과 통합하여 인구 30만의 지역 중심도시가 되었고, 인근의 광양과 순천을 네트워크로 광역 화하여 발전시키는 작업을 함으로써, 부산과 더불어 하나의 축으로써 남해의 관문이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고 있 다. 여수는 궁극적으로는 국제해양도시를 꿈꾼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국제 해양엑스포 개최지에서 탈락 한 것은 여수에게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그 모든 것을 포기할 여수는 아니다. 그 옛적, 왜적의 침입으로 백척간두의 나라를 양병하 고, 세병하여 왜적선을 섬멸시킨 이충무공의 얼과 정신을 거듭기리며, 승화하기 위하여 이 도시는 새롭게 태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