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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2003. 5~6 54 오귀영의 기상이야기 장마와 친해지기 해마다 6월 말이면 길고 지루한 장마가 시작된다. 장마란 동남아시아의 몬순과 연계되어 나타나 는 동아시아 우기(雨期)의 우리나라 이름이다. 매년 6, 7월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장마는 우리나 라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나타나는 동남아시아와 극동지방에만 국한된 특수한 기상현상이 다. 그래서 어떤 기후학자는 동남아시아의 기후를 봄, 여름, 가을, 겨울 외에 장마철을 따로 두어 다섯 계절로 분류하기도 한다. 장마가 이들 지역의 생활이나 풍습은 물론 정치, 경제에까지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보면 장마철을 제5의 계절로 구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 싶다. 이러한 동아시아의 여름철 우기를 지칭하는 말로 인도나 타이, 베트남 등지에서는‘몬순 (Monsoon)’, 중국에서는‘메이유(Meiyu, 梅雨)’, 일본에서는‘바이우(Baiu, 梅雨)’그리고 우 리나라에서는‘장마(Changma)’라는 용어를 쓴다. 지역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먼 인도나 타이, 베 트남 지역은 제외하더라도 중국과 일본에서는 장마를‘梅雨’라는 같은 한자를 통해 표현하고 있는 데 비해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만 유독‘장마’라는 다른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몬순’은 아라비아어로 계절을 의미하는‘머심(Mausim)’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중국과 일본에서 사용하는‘梅雨’는‘매화의 비’로써, 매실이 노랗게 익을 즈음 내리는 비라 하여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특히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는‘바이우’라는 말은 동아시아의 우기 전체를 지칭하는 국제적인 용어로 통용되고 있다. 마치‘颱風(타이풍)’이 영어로‘Typhoon(타이푼)’이 된 것처럼......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장마라는 말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우리나라 국어연구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장마의 어원을‘(長)+맣’으로 설명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長)+맣’을 장마의 어원으로 보면 장마는‘긴’, ‘오랜’이란 뜻의 한자어‘長’과‘마ㅎ’의 합성어이다. 그럼 ‘마ㅎ’는 무슨 뜻일까? 우리말의 어원을 살펴보면‘마ㅎ’는 물(水)의 옛 말로‘말갛다’, ‘맑다’라 고 할 때, ‘말’의 옛 형태인‘마라’의 준말로 설명되어 있다. 즉‘마’는 물의 옛 형태인‘무르’의 형태 변종이다. 따라서 장마는 순수한 한글도 한자어도 아닌 한글과 한자의 합성어인 것이다. 또한 ‘여러 날 계속해서 내리는 비’를 1500년대 이전까지는‘오란비’로 표현하다가 1500년대 중반부터 는‘오랜’의 한자어인‘長’과‘비’를 의미하는‘마ㅎ’를 합성한‘닿먀ㅎ’로 표현되다가‘쟝마’→ ‘장마’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오 귀 영 5급. 해 군 본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