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page

해군/2003. 5~6 31 두 사람이 뒤를 보니 벌써 붉은 화염이 비행기 발착함 지휘 소를 휩쓸고 있었다. 이제는 사다리에서 내려올 수 없다. 함 교의 앞에는 불바다가 되고 말았다. 바닷물이 찰랑댈 정도 로 가까운 가장자리만이 안전했다. 「야마모도」 는 비행복의 깃을 세워 열기를 막으며 가장자리를 잡고 내렸다. 그때 함 장은 함교 옆 돌출된 수기 신호대에 나와 큰소리로 외쳤다. “지금부터 천왕에 대한 만세를 삼창한다 -" 함교 및 해면을 수영하고 있던 약 30명과 부장과「아먀모 도」 대위도 함장의 만세소리에 호응만세를 불렀다. “만세 - 천황폐하 만세 - ” 곳곳에 불타는 화염과 매케한 화약연기 속의 바다는 때 아 닌 만세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먀모도」 는 어떻게 바다에 들어갈까 하고 근처를 살폈다. 마침「보트」 의「로프」 가 하 나 보였다. 한쪽 끝을 가장자리에 묶고 또 한쪽은 해면에 내 렸다. 이때 누구인가 뒤쪽에서「아먀모도」 에게 외쳤다. “제발 고통스러우니 빨리 죽여 다오” 「아먀모도」 가 머리를 돌려보니 전신에 화상을 입은 젊은 수 병이었다. “너는 어느 분대인가?” “제12분대(함상 폭격기 정비분대)의 ○○입니다!” 이 수병은 울음 섞인 소리로 묻는다. “적기는 모두 격추시켰습니까?” “전부 격추시켰으니 안심하게” 수병은 입가에 웃음을 띠며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부장님「로프」 를 잡아주십시오. 단단히 잘 잡아 주십시오” 부장은「로프」 를 잡았으나 어떻게 된 일인지 손을 놓고 힘 없이 갑판에 주저앉아 버렸다. “나는 이제 힘이 없어……” 「아먀모도」 는 이때 처음으로 부장의 부상이 심한 것을 알고 이것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해면에 내려놓은 「로프」 를 다시 올려 부장의 몸을 묶고 서서히 해면으로 내 렸다. 그때 함장은 아직도 수기 신호대에 남아 있다가 해면 을 보면서 손을 흔들었다. 그동안 정들었던 승조원들에게 최후의 인사처럼 신의 가호 가 있기를 축원하는 듯 보였다. 그러더니 잠시 후 또 다시 화염에 싸인 함교로 스스로 들어가 버렸다. 그것이「아먀모 도」 가 본 함장의 최후 모습이었다. ■ 모함의 최후 「소류」 의 불꽃은 조금 적어졌지만 계속 불타고 있으며 때때 로 생각나는 듯 폭발을 계속하고 있었다. 구축함은 그 비운 의 항공모함 주위를 서서히 돌면서 계속 호위를 하고 있었 다. 마침내 일몰이 되었다. 아름다운 석양이 오늘의 비극을 모르는 듯 동태평양의 고요한 해면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돌연 구축함이 흔들릴 정도의 대폭발이 일어났다. 검붉은 화염이 하늘을 치솟는다. 항공모함 「소류」 는 그렇게 함미에 서부터 조용히 침몰하기 시작했다. 「야마모도」 는 수뢰장실 의 소파 위에서 놀랄 정도의 폭발음에 눈이 뜨였다. 수뢰장 이 뛰어와서 알려준다. “여보게「야마모도」 , 「소류」 가 침몰하고 있네!” 「야마모도」 는 놀라 일어나 현창으로 보았다. 그러나 「소류」 는 그 반대쪽에 있었기 때문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 때 구축함의 갑판에서 말없이 애함의 최후를 바라보던 승조 원들의 뺨에는 끊임없는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어 디서인지“소류 만세!”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 에 맞추어서 전원은 더욱 소리를 높여 소류 만세! “소류 만 세!......”라고 절규했다. 함미부터 침몰하기 시작한 「소류」 의 함수는 일순간 상공을 향하여 마치 승조원들에게 영원한 이별을 고하는 것만 같았다. 그리하여 다음 순간 최후까지 함교에 있었던 함장과 같이 동태평양의 파도 속에 영원히 자취를 감추었다. 서기 1942년 6월 5일 오후 7시13분 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