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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2003. 5~6 30 이 몇 개이고 눈앞에 회전하면서 날아가는 듯 도는 기분이 들었다. ■ 불타는 함공모함「소류」 얼마동안 가만히 서 있는 동안 기분이 좋았 다. 「야마모도」 대위는 사다리에 발을 놓고, 무의식 함교에 올라가고 있었다. 거기에는 키가 작은 함장이 검은 얼굴을 긴장한 채 항 시 서있던 그 장소에서 앞쪽을 바라고 있다. 5,6명의 사관과 사병이 아직 남아 있었다. 함교의 유리창은 깨어지고 연기와 화염이 들어오고 있었다. “양현 전진 원속(原速)!” 함장이 명령하자 전령이 전송관에 입을 대고 이를 기관실에 전하려고 하였으나 잘 통하지 않자, 얼마 후 전령은 기관실 의 응답을 받아 기계고장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고 보 고했다. 함장은‘양현정지’ 의 명령을 내렸다. 그때 화상 때 문에 의식불명이 되었던 부장이 겨우 회복되어 함교에 올라 왔다. 계속해서 포술장도 올라왔다. 함장은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탄약고에 냉각수를 주입했는가?” 그때까지 함장은 전방을 향하고 있었기에 모르고 있었지만 이때 처음으로「야마모도」 는 함장의 얼굴을 잠시 볼 수 있 었다. 통상의 안색과는 전혀 다르게 단번에 심한 화상을 입 은 것을 알 수 있었다. “해수변은 틀어 놓았지만 탄약고 냉각수「밸브」 는 모르겠습 니다” “그런가, 탄약고에 불이 붙으면 큰일이다” 함장은 혼잣말처럼 말했다. 그리하여 잠시 있다가 기어이 최후의 결단을 내렸다. “총원퇴함! “ 전령은 함장의 명령을 확성기로 함내에 알렸다. 그때까지 함은 조금씩 서서히 항진하고 있었다. 몇 명의 수병은 높은 비행갑판에서 단숨에 뛰어 물에 들어갔다. 「야마모도」 는 이 명령을 듣고서도 태연히 함교에 서서 있었다. 얼마 후 대부 분의 인원이 해변에 뛰어내렸다. ‘그렇다. 무엇인가 잡을 수 있는 것을 던져 주자........’ 라고 중얼거리며 함교 밑 발판을 바다에 던졌다. 「야마모도」 는 지금까지 가까이에 있던 인원이 언제 어떻게 퇴함 했는 지를 몰랐다. 순간 정신이 들고 보니 그는 부장과 같이 뒷벽 에서 언제나 처럼 함교 우현 쪽에 서있는 함장을 보았다. 그 때 부장은 중상을 입고 있었으나「야마모도」 는 그것을 몰랐 었다. 중상을 입은 부장과 후두부를 강타당해 흔들흔들하는 「야마모도」 는 천천히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이제 이렇게 된 이상 함장에게 퇴함을 권고하자’ 「야먀모도」 는 함장이 있는 곳으로 갔다. “함장님, 퇴함하여 주십시오” “함은 아직 움직이고 있다 함장은 최후까지 함을 지킨다. 너희들은 빨리 퇴함하라!” 함장의 단호한 어조에「야마모도」 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 었다. “부장님, 함장께서 퇴함하지 않습니다” “한번 더 부탁해 보시오” 「야마모도」 는 함장의 왼손을 굳게 잡고 간곡히 부탁했다. “함장님, 퇴함하여 주십시오. 부탁입니다....” 함장은 그의 손을 뿌리치며 잠시 응시하더니 이내 조용히 그러나 힘주어 말했다. “함은 아직 움직이고 있지 않은가 나는 퇴함하지 않는다. 너희들은 또다시 전쟁을 해야 하니 어서 퇴함하여 주게. 부 탁하네” 그러나 그래도「야마모도」 가 움직이지 않자 계속해서 음성 을 높이며 엄명했다. “이봐「야마모도」 즉시 퇴함하라!” 「야마모도」 는 또 다시 부장이 있는 곳에 돌아왔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하는 수 없지, 퇴함하지....” 그러나 두 사람은 함장을 남겨두고 차마 퇴함할 수가 없었 다. 그들은 최후의 탄원을 했다. “함장님 곧 퇴함해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귀관이나 빨리 내려, 함장의 명령이다” ■ 함장의 최후 일본 항모‘ 소류’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