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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후 미국경제에 대한 비관론적 견해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경제저널이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흔히 세계경제의 미국경제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가 세계경제의 가장 큰 위협요인의 하나라고 역설적으로 지적한다. 이코 노미스트지(4/10자)는 1995년 이후 미국은 세계경제 성장의 2/3를 설명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세계경제는 상당기간 미국경제의 향방 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쟁 초기에는 전후 미국경제와 세계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가 우세하였다. 작년 말 이후 미국경제 의 부진과 악화의 원인을 이라크전쟁의 위험에서 찾 으려는 경향이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이라크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세계경제는 활성화될 것 이며, 심지어 이라크전쟁이 세계경제를 진작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였다. 특히 이라크의 실 질 GDP는 세계경제 규모(약 45조 달러)의 0.1%밖에 안 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국제유가의 추이라고 지 적하고, 국제유가가 22~24달러에 근접하면 소비자심 리와 기업투자 심리가 회복되면서 세계경제는 연간 3%에 이르는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미국 국제경제 연구소의 전망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경제성장률 2.5%를 세계경제가 불황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기 준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주가 및 주택가격 버블, 경상수지 및 재정수 지 적자 등 미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점 때문에 이라크 전쟁의 조기 종식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의 회복이 지연되고, 이에 따라 세계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적인 견해들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예컨대, 이라크전쟁이 단기간에 마무리 될 경우 미 국의 소비 및 투자심리는 신속히 회복되겠지만 실물 경기 회복과 지속적인 경기회복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과, 전후 이라크 내에 친미정부가 수립되더라도 미국이 중동지역의 석유이권을 장악하기 어려워 장기 적으로는 고유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세 계경제회복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 석 등이 그것이다. Financial Times 등 일부 경제저널에서는 전후 미 국의 경상수지 적자로 인한 보호주의 강화와 달러가 치 폭락으로 세계적인 불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 밖에, 세계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적인 견해 중에 는 이라크전쟁 종료 후에도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 위 험과 이란, 시리아 및 북한 핵 문제 등 지정학적 위험 이 잔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서 그 논거를 제 시하거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 한 중국 등 동아시아 경제권의 경기침체 가능성의 영 향을 우려하는 견해도 있다. 어느 경제에 있어서나 전쟁과 불확실성은 충격요인 으로 작용하지만, 그 충격의 효과는 나라 또는 경우에 따라 상반되게 나타날 수 있다. 위기라는 단어 속에 기회라는 말이 포함되어 있듯이, 경기침체의 이면에 는 경기확장의 국면이 태동하기 마련이다. 전쟁으로 인한 파괴의 무겁고도 어두운 그림자 뒤에는 재건과 신생의 빛이 더욱 눈부실 수도 있다. 이라크 전쟁 이후의 세계경제 전망에 대한 명암은 바로 우리 경제에 대한 빛과 그림자가 될 수도 있다. 외환위기로 야기된 경제침체를 한국인의 저력으로 극복해 낸 우리 경제는 지금 위축과 후퇴의 그림자가 아닌 발전과 번영의 빛을 발해야 할 기회로 삼아야 함 은 물론이다. 해군/2003. 5~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