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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함께 봄이 오고, 전쟁이 끝나면서 봄날이 가고 있다. 9.11테러와 아프칸 전쟁 그리고 이라크 전쟁에 이 르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이 21세기 인류문명사에 어 떠한 모습의 빛과 그림자를 드리우게 될 것인지 궁금 하지 않을 수 없다. 개전 당시 다수 군사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빨리 종식되고 있는 이라크전쟁 이후 의 세계경제는 장미빛 평화와 성장을 노래하거나 아 니면 전쟁보다 더 무섭고도 참담한 침체의 미래를 예 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쟁과 경제의 상관관계에 대하여는 역사적, 경험 적 또는 이론적으로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담론이 존재한다. 전쟁의 원인과 경과와 결과 그리고 전쟁과 경제와의 상호작용, 이들에서 파생되어 전개되는 인 과관계의 연결고리들이 바로 세계 경제사를 엮어 낸 다고 단언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가까운 예로, 태평양전쟁 이후 몰락했던 일본경제의 비약적인 성 장과 발전은 우리 민족에게는 영원한 비극이요 참화 일 수밖에 없는 6.25전쟁, 즉 한국전쟁이 발발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하였다. 또한, 이번 이라크 전쟁의 원인에 대한 해묵은 논 쟁거리인 석유문제만 가지고 살펴보더라도, 전쟁의 전개양상과 전후처리의 결과에 따라 국제유가는 크 게 움직이게 되고, 전쟁의 직접당사국이 아닌 국가들 의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제유가가 안정, 하락하게 되면 무역에 대한 국가 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한국, 일본, 중국 등의 경제에 는 청신호가 되겠지만, 석유수출로 인한 재정수입이 국가경제를 좌지우지하다시피 하고 있는 러시아에게 는 적신호가 켜지게 될 것이다. 반면,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되면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 경제체제는 아무리 수출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도 수 입원자재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국제수지 적자의 발 생 등 국가경제 전반에 걸쳐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특히, 국제유가의 상승기조가 상당기간 지속 될 경우, 최근 20여 년 동안 지속적인 고도성장을 구 가해 온 중국경제는 지금까지의 성장엔진에 문제가 생기거나 앞으로의 성장잠재력을 잠식당할지도 모른 다. 왜냐하면, 중국경제가 개혁·개방 이후 비약적인 발전과 성장을 해 오는 과정에서 주요 산유국이었던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원유소비국이자 수입국이 되 었기 때문이다. 최근 이라크전의 종전이 선언되고, 국제유가가 하 락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후 세계경 제에 대한 전망이 상반되고 있어 경제침체에 대한 우 려와 함께 테러의 빈발 가능성 등 평화와 번영에 대 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이라크 전쟁의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금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이 작년 의 1.7% 보다 다소 높은 2.3%를 기록할 것으로 전 망하였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2%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러 한 전망치는 1%미만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일본 과 독일에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양호한 전망이지만, 경 제 칼 럼 鄭 奉 烈 한국산업은행조사부장, 시인 이라크 戰後의 세계경제 明暗 해군/2003. 5~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