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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7일 금요일 과학 제27130호 퉍홦홢 뙞뙟뙠뙡 A20 한라산 정상 모습 2071∼2100년 한반도의 기온은 과거 30년(1971∼2000년)에 비해 섭씨 4도 상승한다. 국립기상연구소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개발한 기후모델에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해 예측한 결과다. 10일 인천 서구 경서동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열린 개관 1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한반도가 점점 따뜻해져 고산식물이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뀫 북한 고산식물 온난화에 가장 취약 한반도에 사는 약 4500종의 식물 가운데 340여 종 은 고산식물로 분류된다. 고산식물은 나무가 자라는 상한선인 교목한계선보다 높은 곳에서 자란다. 경희대 지리학과 공우석 교수팀은 한라산에 사 는 고산식물이 기온과 강수, 바람 등 여러 가지 기후요인에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를 계산해 봤다. 그결과 여름철 최고기온이 낮은 곳에 사는 고산식물일수록 쉽게 기후변화의 희생양이 되는 것으로 나 타났다. 한 예가 솜다리. 키가 약 20cm로 바위틈에서 자라 는 이 식물은 에델바이스란 이름으로 더 친숙하다.국립생물자원관의 자료에 따르면 한라산에 솜다리가 분포하는 고도는 1979년 1800m에서 1996년1900m로 높아졌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더 시원한위쪽으로 올라간 것. 그러나 한라산의 높이가1950m이니 기온이 더 오르면 솜다리는 더는 갈 곳 이 없다. 연구팀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한반도의 고산식물을 지구온난화에 취약한 정도에 따라 6개그룹으로 나눴다. 그 결과 가솔송과 월귤, 담자리꽃나무, 백산차 등 북한 고산식물이 온난화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그룹Ⅰ에 속했다. 공 교수는 “한반도의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생태 학적으로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은 북한 고산지대일것”이라며 “북한 과학자들에 따르면 개마고원 부근의 연평균 기온은 지난 100년간 3.1도나 올랐다”고 말했다. 이는 남한(1.5도)보다 2배가량 높은 상승률이다. 그룹Ⅱ에는 한라산의 돌매화나무와 시로미, 눈향나무, 구상나무 등이 포함됐다. 남한 지역에서는 한라산 고산지대가 온난화에 피해가 가장 클 것이라는 얘기다. 뀫 기온 상승으로 수분 모자라 성장 쇠퇴 지구온난화로 위기에 처한 식물은 언제든지 복원 될 수 있게 씨를 채취해 증식시키고 생태와 분포를지속적으로 조사해야 멸종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한라산 꼭대기에서 자라는 구상나무 가 말라 죽어가는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 전문가들사이에서는 산성비나 곤충, 토양 등 여러 원인이 제 기되고 있다. 기후변화도 그중 하나다. 충북대 산림과학부 박원규 교수팀은 수년간 한라 산 구상나무의 나이테를 조사했다. 사계절마다 나이테의 폭과 구상나무의 생장 추세를 비교 분석한 결 과 특히 겨울과 이른 봄에 기온이 올라갈수록 나이 테의 폭이 많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박 교수는 “기온 상승 때문에 식물체와 토양에 서 수분이 증발해 성장이 쇠퇴한 것”이라며 “이런 현상은 1970년대부터 꾸준히 진행돼 왔다”고 설명했다. 뀫 고산식물 최남단 분포지, 한라산과 설악산 한반도의 고산식물 가운데 약 24%를 차지하는 81종은 한라산에 모여 있다. 약 20%(67종)는 설악산 에 분포한다. 한라산과 설악산의 고산식물은 지리학적으로나 생태학적으로 특히 중요하다. 몇몇 고산식물의 전세계 지리적 분포를 조사한 결과 한라산과 설악산이 지금까지 최남단 서식지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 이다. 그린란드 남부와 캐나다 동북부, 스칸디나비아반 도 북부 등 북극 주변에 분포하는 돌매화나무의 최남단 서식지는 바로 한라산(해발 1800m 이상)이다.몽골 북부와 일본 홋카이도 섬, 러시아 캄차카 반도등 오호츠크 해를 둘러싼 지역에 사는 눈잣나무의 최남단 서식지는 설악산(1650m 이상)이다. 한라산 돌매화나무나 설악산 눈잣나무는 다른 지역의 같은 식물보다 지구온난화 의 영향을 더 빨리 받게 된다. 보호 의 손길이 절실한 이유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에델바이스-돌매화 등 서식 고도 매년 높아져 개마고원 최대 피해깵 한라-설악산도 ‘직격탄’ ■ 국립기상硏 기후변화 예측 시나리오 미국 연구진이 감염을 막기 위해 특수복을 입고 DNA백신을 대 량 생산하는 모습. 사진 제공 VGX 유전자(DNA)백신. 아직은 생소하다. DNA백신이 세상에 처음 소개된 건 1992년. 미국 펜실 베이니아대 의대의 데이비드 와이너(53) 교수가 만들었다. 그가 이끄는 유전자 치료 및 백신 연구실을 직접 찾 았다.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필라델피아. 이 도시의 절반이 바로 펜실베이니아대다. 의대 건물로 들어서자 복도에 다락방 같은 눅눅한 냄 새가 옅게 배어 있다. 언짢은 기분을 뒤로하고 연구실로 들어서니 플라스크와 비커, 약품용기 등 실험장비만눈에 띌 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선가 들려오는웅성거리는 소리를 따라 가보니 얼굴색이 제각각인 사람들이 컴퓨터 앞에 모여 있다. 컴퓨터는 금고처럼 생 긴 장치와 연결돼 있다. “병원성 바이러스를 분석하는 장치예요. 모니터에 색색의 막대그래프 보이죠?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입니다.” 와이너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독감 바이러스는 돌 연변이가 많이 생겨 매년 백신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며 “바이러스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생기지 않는 부분 을 찾는 게 우리 기술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찾은 유전자는 연구실 안쪽의 밀폐된 공간으로 운반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기 위해 특수복 을 입은 연구원이 이 유전자를 대장균에 끼워 넣는다. “대장균을 배양하면 삽입한 유전자가 대량으로 복제 되죠. 이게 바로 DNA백신입니다.” 아까 복도에서 맡은 냄새가 바로 대장균 배양액에서 나는 것이다. 보통 백신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약화시키거나 죽 인 채로 몸속에 넣어 면역력을 갖게 한다. 병원성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DNA백신은 병원체 자 체가 아니라 유전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 보통 백신은 또 변질을 막기 위해 저온에 보관한다. DNA백신은 구조가 더 안정적이기 때문에 상온에 둬도 된다. 와이너 교수는 기자를 위층 동물실로 안내했다. 생쥐 가 족히 수백 마리는 돼 보였다. “우리가 만든 조류독감 DNA백신은 생쥐나 흰 족제비에서 100% 예방 효과를 나타냈어요. 사람은 덩치가 훨씬 크기 때문에 DNA백신이 효과를 내려면 특정 세포에 정확히 전달돼야 하죠. 최근 DNA백신을 주사한 뒤전기 자극을 줘 순간적으로 세포막이 열리게 하는 기술 을 개발했습니다.” 바로 그때 백신 물질이 세포 안으로 흡수된다는 얘기다.와이너 교수와 한국인 제자 조지프 김 박사는 지금까 지 개발한 기술을 갖고 바이오기업 VGX를 설립했다.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이달 초 이 회사의 기술력을인정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DNA백신 개 발에 2350만 달러(약 290억 원)를 지원했다. 필라델피아=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美펜실베이니아大 백신 연구소 DNA 실험현장을 가다 “건물 곳곳서 눅눅한 대장균 배양액 냄새가깵” 흔히 ‘DSLR’라고 불리는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는 큰 덩치탓에 일반 소비자는 다루기 어 려웠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올림푸스는 기존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 크기의 절반에 불과한 새 제품의 외형을 선보였어요. 작은 덩치의 비결은 단순한 내부 구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판된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의 내부 구조는 잠망경과 비슷했어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하늘 방향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는 거울에 부딪치게한 뒤 카메라 안 상단부에 달린 프리즘에한 번 더 통과시켜 방향을 꺾는 구조였죠.카메라 뒤의 작은 창을 통해 보이는 영상은 이렇게 만들어져요. 이번에 개발 중인 제품은 빛을 꺾는 거울 과 프리즘을 없앴습니다. 대신 필름 기능을하는 전자 장치인 ‘이미지 센서’를 카메라렌즈 뒤에 바짝 붙였지요. 빛이 복잡하게 이동할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소비자들은액정표시장치(LCD)에서 영상을 볼 수 있게됐습니다. 거울과 프리즘이 차지하던 공간이 사라지자 당연히 덩치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지요. 기존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가 빛을 굳 이 복잡하게 이동시킨 이유는 뭘까요. 아날로그 카메라 렌즈를 디지털 카메라에서도 계속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디지털 카메라가 처음 등장했을 때, 아날로그 카메라의 구조를 차용하지 않았다면 사용자들이 쓰던 기존 아날로그 렌즈들은 모 두 무용지물이 됐을 겁니다.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를 주로 쓰는 기 자, 작가들이 이런 장비에 별 거부감이 없었던 것도 복잡한 내부 구조가 유지된 이유 입니다. 새로운 카메라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덩치는 줄었지만 기존 카메라와 같은 크기의 이미지 센서를 사용해 사진의 품질은 예전과 다름없을 것이라는 게 제 조사들의 설명입니다. (도움말=올림푸스한국 권명석 영상사업 본부장)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손바닥만 한 ‘전문가용 디카’ 원리는? 지금보다 크기가 절반밖에 되지 않는 전문가용 카메라가 나온다는말을 들었습니다. 작은 핸드백에 들어갈 정도로 손바닥만 하다고 하 는데 원리가 궁금해요. 렌즈 뒤 거울 없애 카메라 크기 줄여 “바이오신약의 연구 파트너를 찾습니다.” 세계 10대 제약사 중 하나인 미국 ‘와이어스’의 부사장 밥러펠라(50·사진) 박사가 최근방한해 바이오신약 분야에서한국과의 적극적인 파트너십 을 요청했다. 바이오신약이란 기존의 화학합성 방식이 아닌 유 전자 재조합으로 만든 ‘단백질 치료제’를 뜻한다.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708억 달러(약 88조 원)로 매년 10%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치료뿐 아니라 예방 및 진단까지가능해 개인 맞춤형 의료시대를 열 차세대 의약품 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정부도 지난달 신성장동력 22개 과제 가운 데 바이오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바이오신약 및 의 료기기’를 선정했다. 와이어스는 지난해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인 ‘엔 브렐’ 하나로 52억7500만 달러(약 6조5000억 원)를벌어들였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중 가장 많은 매출 을 올린 것이다. 러펠라 박사는 “현재 거대 제약사의 신약 개발이 대부분 협력을 통해 이뤄진다”며 “제약 산업의 후발주자인 한국에 바이오신약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와이어스는 국내 아산메디컬센터와 함께 임 상시험센터를 운영하며 연구협력을 강화하고 있다.올해 혈우병 치료제를 출시했으며 알츠하이머병 치 료제도 임상 마지막 단계에 있다. “한국에는 바이오의약 분야에서 우수한 두뇌가 모여 있어요. 제약사가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을 복제판매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자체적인 연구개발 성과를 낸 후 임상시험 과정에서 다국적 제약사와 협력하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 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바이오신약 연구파트너 찾아요” 美제약사 와이어스 부사장 방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