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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의원 컬럼 • 다시 일본을 생각한다 9 을 쓰기 위해 『사상계』 장준하 사장에게 보내온 서 신을 보여주기에 읽어본 적이 있다. 그 내용은 이 러하였다.  “장준하 선생! 제가 원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자 료입니다.  ① 창씨개명정책 때문에 자살한 설진영 가족이 나 그 지인들. ② 3 · 1운동시 일본유학생으로 독립 운동을 계속한 사람(최팔룡같은 사람). ③ 3 · 1운동  때 제암리 사건으로 학살된 걸 목격한 자나 그 연 구자. ④ 강제동원으로 징병훈련소에 간사람, 돌 아 온 사람, 도망자등. ⑤ 해방 후 한국에 귀화한 일 본인 부인들과의 만남이나 좌담 희망. ⑥ 김광식과  같은 한국작가와의 만남. ⑦ 전쟁중 일본인 중학교 에서 공부하고 현재도 활약하고 있는  30대의 저 널리스트.   이런 자료들을 제가 원합니다. 조선을 식민지로  했던 시대에 저지른 죄상을 파헤쳐 일본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과거의 죄를 모른  체하고 있는 일본인들은 지금 한국의 이승만 라인 을 문제삼아 맹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안됩 니다. 나는 일본과 한국이 새로운 우정으로 맺어지 기 위해서는 우선 지은 죄를 충분히 사죄하고 새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반성의 자료로서  이상의 사람들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 다. 작품 발표는 르포르타쥬, 소설 두 개의 형식으 로 『문예춘추(文藝春秋)』에 게재할 예정입니다(하 략). 1962년 가지야마 도시유키 배상” 가지야마의 편지를 소개하는 이유는 세가지다.  하나는 구 아베정권처럼 어떤 변명으로 역사를 왜 곡시키더라도 영원히 역사를 지울 수는 없다는 점 을 강조하고자 함이다. 두 번째는 가지야마처럼 양 심이 살아 있는 일본인은 의외로 많다는 점을 지적 하고 싶어서다. 세 번째로는 일본사람들이 자신들 을 위해서 기록해 놓은 것이라 하더라도 이를 낱 낱이 끌어 모아 우리의 자료로 삼자는 것이다. 다 시 말하면 일본이 저지른 식민지시대의 악행을 하 나도 남김없이 주워 모아 집대성해 놓자는 얘기다.  학자 개인에게만 맡겨 놓을 일이 아니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가지야마 도시유키의 한국(조선) · 한국인(조선인)을 소재로  한 작품 「족보」 · 「이조잔영」(일본 이와나미 현대문고). 오른 쪽은 한국에서 번역 출판된 그의 작품집(김영식 번역), 『경성 이여, 안녕 - 일본 작가가 본 식민지 조선의 풍경』(리가서재,  2021). 「이조잔영」, 「족보」등 9편의 소설 모음집이다. 가지 야마는 서울 출생으로 1945년 8월 일본 패망 직후 일본으로  돌아갔다. 기업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명성이 높았고, 다작으로 유명했다. 경북 봉화 출생.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대구대학교 에서 명예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상계』 편집장, 4선 국회의원, 초대 환 경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 『정치와 반정치』, 『눈총도 총이다』, 『노 래로 듣는 한국근대사』 등 다수가 있다.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국제 PEN클 럽 고문, 한국시조협회 고문 등과 함께 월간 『헌정』 편집인, 월간 『순국』 편집  고문,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회장 등을 맡으며 칼럼과 수필을 쓰고 있다. 필자 김중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