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page

- 69 - 13]사람다운 사람이 그립다 충북역사문화연대 박만순 대표 사람다운 사람이 그립다 “현우 녀석, 한꺼번에 죽었더라면 좋았을 게 살아남아 가지구 속 썩여!" “박가가 죽었어야 할 인간이야. 첨부터 불온분자였어.” 4.19혁명이 일어난 후 현우 외삼촌이 정미 아버지를 찾아간 후 봉변을 당했을 때, 정미 엄마와 큰오빠가 나눈 대화이다. 현우 외삼촌 털보는 정미 아버지를 왜 찾아갔을까? 1950년 한국전쟁 발발 후 경상남도 H읍에서 부역혐의죄로 한 마을에서 약 100명의 민간인이 대한민국 군인에게 죽임을 당 한다. 이 과정에서 정미 아버지는 손가락 총질을 한다. 즉 같은 마을 사람들을 불법적으 로 죽이는 데 가담을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현우 아버지는 불법적인 죽임을 당하고 당시 세 살이었던 현우는 엄마의 품 속에서 살아났다. 외삼촌 털보도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귀국해 4.19 혁명 후 매제와 마을 사람들의 복수를 꿈꾼다. 이 스토리는 아동문학가 이원수(1911~1981년)가 1960년부터 1961년까지 「새나라신문」 에 연재하고, 2002년 사계절 출판사에서 펴낸 책 『민들레의 노래 1~2』의 기본 얼개이다. 이 소설에서 정미 아버지는 자신의 죄를 진솔하게 인정하지 않고, 부하들과 큰아들을 통 해 털보와 현우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무고죄를 적용해 털보를 구속시킨다. 하지만 역사 의 굴절과 아픔, 어른들의 갈등을 현우와 정미는 순수한 사랑과 마음으로 화해를 한다. 아무리 4.19 혁명의 와중이라고는 하지만 한국전쟁이 벌어진 지 10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기에 이런 소설을 쓴 이원수 선생의 용기와 작가정신이 놀랍기만 하다. 그런데 이원수는 어떤 인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