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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살리라 |185| 우리노동자의꺼지지않는꽃등불! 박인애 우리는그대를보낼수없다. 노동운동의산증인그대 아직우리세상이오지않았다. 다수의노동형제들이굴욕의삶을살고있다. 일어나거라. 일어나서오너라. "우리한번해봅시다. 됩니다. 돼요." 모두들지쳐있을때에도홀로투사가되어 지친노동형제들 정신번쩍나게만들었던명한이 아직은아니다. 그대가노조일을하면서숱하게고민하고 가슴아파했을나날이그려진다. 그래도힘이들면마주잡은그대의손은 그대마음처럼언제나넓고따뜻했었다. "얼마나가슴이아팠나?” 그래서그렇게못다한그대투쟁의길을 출근길버스에서저승으로이어놓았나?" 노동조합일도봐야하고 노동자당도만들어야하고 장가도가야하는데 그래, 명한이! 그대는지금우리가슴에낙인처럼생생히박혔다. 그대는죽어도결코죽지않는다. 우리가그대를기억하마 우리아이들이그대를기억하게하마 여기, 노동운동에목숨걸고영혼마저불사른 한젊은전사가살았노라고 부당한자본주의사회에양심을팔수없어 노동해방전선의전사가된 한노동자가살았노라고. 그 이름 김 명 한 안산신흥노동조합사무국장 진보정치연합회원 민주노동당당원 우리는결코그대를보내지못한다. 그대길을걸으며그대를따르마 노동운동의꽃등불김명한동지여! 우리노동자의꺼지지않는등불이되어 노동해방, 인간해방, 평등의새세상으로 환히불밝히소서! 그대, 보고싶다. 우리는그대를보낼수없다. 지하사무실에서그대를처음만난날 혀가짧아말은더듬으면서도 두눈빛은푸르게살아있어 우리마음을날카롭게찔렀다. 그때첫눈에명한이는틀림없는놈 끝까지함께갈동지 진국이라고믿어버렸지 그대는노동조합을만들겠다고말했지 그리고노동자당을만들겠노라고말했지 그렇게십수년을한자리에서 우직하게꽁꽁박혀있으며 우리에게쉼없이말을했지 때로는그대의말이무엇인지몰라 답답해한적도있었다. 그러나그대는 "내말좀들어봐요." 외쳤다. 투쟁하지않는조직은조직이아니라고 노동조합이가진놈들의손에와해되고 조직이저들의폭력만행에짓밟혔을때에도 그대는울지않았다. 죽을때까지자본가와맞서싸우겠노라고 숱한밤을지새우며고민하였다. 자본가세상이진실을외면하고정의를버렸으니 우리가잘난놈들의세상을바꾸자고 노동자가주인되는세상으로 한번바꿔보자고. 그대가노동조합의사무국장후보로출마하던때 불쑥증명사진을내밀고 씩- 웃으며물었지 "자알나왔지요?" 그사진에서그대는이미늠름한 노동조합의사무국장이었다. 선배들을조르면서유세문을봐달라 연설을들어주라 과거의선거경험을말해달라 한자락이라도놓치면질세라 밥사가며, 술사가며경청했고 그렇게8년수고헛되지않아 마침내자랑스런노동조합사무국장되었을때 기뻐하던그대얼굴이 사라지지않아 김명한 (당시32세)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안장 1968년 6월 7일 경북 대구 출생 1986년 효성금속 노동조합 활동 시작 1988년 민중의당 당원 1989년 진보련 회원으로 활동 1990년 민중당 당원 1992년 (주)신흥 입사. 민중 대통령 선거 활동 1993년 신흥 판금반 대의원 역임 1993년 신흥 쟁의부장 역임. 민중정치연합 운영위원 1995년 신흥 제7대 부위원장 역임. 진보정치연합현장위원회 위원 1997년 민중 대통령 권영길 후보 선거운동본부 활동 1999년 99임단투 파업투쟁 비상대책위 교육∙선전국 활동 2000년 진보정치연합 회원. 민주노동당 당원. 신흥노동조합 사무국장 2000년 2월 29일 회사 출근버스에서 심장마비 발생 2000년 2월 29일 오전 11시경 운명 |184| 민족민주열사∙희생자자료집증보판 신자유주의시기 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