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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硝煙(초연)이 쓸고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모를, 이름모를 碑木(비목)이여...." 양구에서 작시된 이 가곡은 지금도 우리 모두에게 애창되고 있습니다.참혹했던 민족상잔의 시기에 이곳 양구지역은 피, 아간에 가장 치열하게 전투를 벌렸던 곳입니다. 단장의 능선, 피의 능선.....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격전지가 바로 여기입니다. '51년 판문점에서 휴전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호국선열들은 "조금이라도 더 나은 회담여건 조성과 한 치라도 더 많은 국토회복"을 위해 바로 이곳에서 불타는 청춘을 초개와 같이 던졌습니다. 민족상잔의 비극이 끝난지 45여년, 그러나 이처럼 고귀한 애국선열을 찾는 이 드물었고 산천은 말이 없었습니다. 이에 육군 백두산 부대 전 장병은 그간 외롭게 九天(구천)을 떠돌던 호국영령과 無名散花(무명산화)하신 모든 영가들을 한 자리에 모셔 그넋을 가리고자 이 碑(비)를 건립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백두산부대 전 장병은 본 위령비 건립을 통하여 호국영령들께서 고이 잠들도록 하고, 장차 많은 장병과 사람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참배함으로써 그 높은 얼과 깊은 애국심을 오늘에 되살려, 조국통일 완수라는 민족대업 성취에 크게 이바지 하길 기원합니다. 1994년 12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