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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장 민주화  이후의  안동의  정치 381 1편 정치 의 자기 지배라는 기본 개념만 고려해 본다면 민주주의제도 존재 자체가 좋은 것이라거나 자동적으로 민주주의가 윤리적이고 덕 스러우며 정의로운 체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 역시 아 테네 말기 민주정의 타락, 20세기 초반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몰락, 1990년대 이후 한국 민주화의 지지부진이 보여주듯이 좋아 졌다가도 나빠질 수 있는 가능성을 언제나 안고 있으며 실제로 20세기 이래 세계적으로 ‘좋은 민주주의’라고 부를만한 체제로 건설한 국가는 30개도 채 되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 케네디가 솔 직히 지적했듯 민주주의는 도덕적으로는 가장 우월한 체제이지 만 현실 운용의 측면에서는 가장 불편한 정치체제인 것이다. 이 민주주의의 개념을 염두에 두고, 한국 민주화 이후 안동정치 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시기별로 일 정한 분량과 비중을 할애하는 기계적이고 평면적인 서술을 피하 고, 앞장과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흐름을 개괄하면서 두드러진 사 건과 특징을 살펴보는 형식을 취하려 한다. 유념해야 할 사항으 로 다음 몇 가지를 먼저 전제해 둔다. 첫째, 중앙정치논리 위주의 구도가 변하지 않고 오히려 더 심화 되었고, 제도적 분권이 이루어진 1990년대 중반 지방자치 실시 이 후에도 중앙집중은 지속되고 있다. 소용돌이정치라고까지 불리는 심한 중앙집중, 중앙주도로 전개되는 한국정치의 경향성은 민주 화 이후에도 별달리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심해졌다. 둘째, 민주주의 실현, 즉 흔히 ‘민주화’라 부르는 일련의 과정이 본래 의미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민주화는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