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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수원박물관 제 16 기 박물관 대학 근대 수원과 수원사람들 춘천을 흐르는 북한강과 충청도 단양 · 충주와 경기도 여주의 남한강이 양평에서 김포까지 한강으로 흐르는 넓은 문화권이다 . 한강은 그래서 크고도 넓다 . ‘한강을 차지하는 자가 삼 한을 차지한다’고 할 만큼 한반도 문화의 중핵적 권역이다 . 그러나 수원에서 세수하고 버린 물이나 오줌을 누면 한강으로 흐르지 않는다 . 한남정 맥의 주산 광교산의 지지대 고개를 분수령으로 하여 수원천을 따라 안성천으로 이어져 서 해로 흐른다 . 하여 수원은 서울로 대표되는 한강문화권과 다른 안성천문화권이고 이러한 차이에서 오는 또 다른 정체성이 한강문화권인 서울의 인근도시와 차별성을 갖게 만들었 다고 할 수 있다 . 수원은 안성천문화권의 시작인 물의 도시이다 . 경기남부 지역을 아우르는 안성천문화 권은 수원을 비롯하여 오산 · 화성 · 평택 · 안성까지 아우르는 문화권이다 . 실제 한남정맥 과 금북정맥 사이의 아산만 일대의 충남 북부지역과 안성천으로 이어지는 경기남부 지역 을 동일한 문화권으로 하고 있다 . 이는 경기남부와 충청남도 내포지역을 포괄하는 문화권 역이다 . 그래서 경기도 땅이지만 충청도 말씨를 닮았다 . 안성천문화권은 안성의 남사당 패가 걸립을 다녔던 지역과 거의 일치하며 , 새벽같이 일어나 걸어서 늦은 저녁에 들어갈 수 있는 거리의 통혼권 ( 通婚圈 ) 이자 , 장돌뱅이들이 5 일장을 돌아다니는 권역이다 . 어린시 절 동네 아주머니들이 누구네 엄마라는 호칭보다 시집오기 전 고향의 이름을 붙인 안성댁 · 아산댁 등의 택호로 불렸던 그 지역과 동일하다 . 서울에서 1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 강남에서 30 분이면 올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의 수원 이지만 심리적으로 수원을 멀리 있는 도시로 인식하고 있다 . 실상 수원은 서울과 가까운 , 그러나 너무나 다르다 . 서울과는 다르다는 역사문화적 정체성과 더불어 또 다른 안성천 문화권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이 강한 사람들의 땅이기도 하다 . ‘수원 깍쟁이’라는 말은 수 원사람들이 이해타산이 빠른 것을 빗댄 말이지만 실제 합리적이고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 을 싫어하는 수원사람들의 기질은 반영한다 . 수원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먼동』의 작가 홍 성원은 이러한 수원사람들의 기질은 진짜 깍쟁이인 서울사람들에게 허투루 보이기 싫어 하는 양상의 반영이라 보고 있다 . 그렇듯 수원은 서울과 가깝지만 다른 도시라는 자부심 이 있다 . 가까운 거리의 서울에 대한 모방과 습합에 더하여 서울과는 다르다는 차별적 경 쟁의식이 뒤섞여 있는 묘한 도시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 서울과 다르다는 사회적 의식과 문화적 차이는 서울 인근의 한강문화권역의 많은 위성 도시들과 같은 도매금으로 평가받는 것을 못견뎌하는 심리와 연결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