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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수원박물관 제 16 기 박물관 대학 근대 수원과 수원사람들 눈과 같이 희다. 거기에 차차 떠오르는 아침 광선이 비취일 때에 레몬옐로우 가란스로즈 색을 띤 것은 얼마나 아름답고 어여쁜 색이라 할는지 어떻다 형언할 수 없다. 창 옆을 떠 날 수 없이 경색에 반광하였다. 어깨를 으쓱으쓱하기도 하였다. 어느 곳에는 뛰어내려가 서 한번만 꼭 밟아보고 싶은 곳도 많다. 59 ) 위 인용문을 보면 나혜석이 일본 중앙선의 경색을 무척 좋아한 것을 볼 수 있다 . 경색은 자연대로 있다 , 울숙불숙 서 있는 어푸숨한 산 , 아무렇게 흐르는 귀여운 내 ( 山谷 ), 山이 있 고 岩이 있고 , 川이 들어가고 나오고 , 먼저 있고 나중 있고 뒤에 있고 앞에 있는 것이 말할 수 없는 자연의 미를 떨치고 있는 이러한 데가 좋다 , 이렇게 중앙선의 경색을 세세히 묘 사한 다음 “무슨 까닭인지 모르나 개천가에 있는 돌은 모두 눈과 같이 흰”데 그 흰 돌들에 “차차 떠오르는 아침 광선이 비취일 때에 레몬옐로우 가란스로즈 색을 띤 것은 얼마나 아 름답고 어여쁜 색이라 할는지 어떻다 형언할 수 없다 . 창 옆을 떠날 수 없이 경색에 반광 하였다 . ”고 한다 . 이 색채에 빛이 함께하고 있는 것을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다 . 어깨를 으 쓱으쓱하기도 하고 , 뛰어 내려가서 한 번만 꼭 밟아보고 싶기도 하다고 하였다 . 이런 정도의 감동이면 그림으로 그리지 않았을 리 없다 . 이 글은 나혜석의 50 호의 대작 이라는 < 삼선암 >( 1931 ) 60 ) 과 < 금강산 만상정 >( 1932 ) 을 떠올리게 한다 . < 삼선암 > 은 조선 미전에서 낙선을 하였고 , < 금강산 만상정 > 은 무감사 입선을 하였으나 이때 출품한 나혜 석의 작품은 “시들어지는 꽃과 같이 빛도 향기도 없어져간다”는 혹평을 받아 두 작품 다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는 못하였다 . 그러나 그림의 구도가 중앙선에서 본 경색과 비슷한 풍경화이기에 이 회색 도판에 15 년 전에 나혜석을 반광시켰던 색채를 올려보고자 한다 . 나혜석은 금강산을 일본의 일광 ( 日光 ) 등 세계적인 경승을 능가하는 절경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일본의 경색을 그리지 않고 금강산의 경색을 그린 데에 나혜석의 민족의식을 읽을 59 ) 나혜석 , 「 4 년 전의 일기 중에서」 , 『신여자』 , 1920 . 6 , 『전집』 , 215 쪽 . 60 ) 나혜석은 일본 제국미술전람회에서 < 정원 > 이 입선을 하였지만 이때 함께 출품한 작품이 < 삼선암 > 이다 . 그런데 이 작품은 일본 미술계의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 다음해인 1932 년 나혜석은 < 금강산 만상정 > 을 선전에 출품하 여 무감사입선을 하였고 1933 년 나혜석은 < 정물 > 과 함께 < 삼선암 > 을 조선미술전에 출품하겠다고 말하였다 . 이 두 작품은 분위기가 비슷할 것 같다 . 나혜석 , 「나를 잊지 않는 행복」 , 『삼천리』 , 1931 . 11 , 『전집』 , 434 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