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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 강 _ 나혜석의 문학과 미술 이어 읽기 | 119 리학자인 칼 야스퍼스다 . 10 ) 나혜석의 글에서 잃어버린 그림을 찾아보고 글에서 찾은 빛과 색채를 나혜석의 그림에 올려 본다는 말은 그리하여 시도해볼 만한 작업이 된다 . 2 . 나혜석의 글에서 찾아본 나혜석의 예술 1 ) 화가 나혜석이 쓴 「경희」 다시 보기 필자는 김윤식 교수의 위에 인용한 글이 실린 『문학과 미술 사이』를 읽다가 놀라운 발 견을 하였는데 그것은 색은 음조와 같다는 것이었다 . 빛깔이 곧 음조라는 이 말은 나혜 석의 단편 「경희」의 풀리지 않던 한 대목을 풀어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였다 . “고 흐의 편지 속에는 ‘빛깔의 오케스트레이션’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 색은 음 혹은 음조 와 같다 . 빛깔이 바로 음조이다 . 인상파는 빛깔의 변주에 전 생명을 건 것이고 , 이는 음악 의 구성과 꼭 같다 . 인상파의 선구자 그리고 고갱과 고흐의 대선배인 세잔은 항용 모티프 (motive) 를 찾아 나선다는 표현을 썼다 . 그림의 주제를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다 . 빛의 파 장과 함께 부동 ( 浮動 ) 하는 인상을 , 즉 색을 칠하는 것이 아니라 색조를 편성하는 것이다 . ” 11 ) 빛깔의 오케스트레이션 , 빛깔이 바로 음조라면 나혜석의 단편 「경희」의 주인공 경희가 아 궁이의 불빛을 보며 피아노의 음률을 떠올린 것은 바로 인상파의 기법에서 비롯한 연상이 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 단편 「경희」의 한 의문이 풀리게 되었다 . 문제의 대목은 이렇게 쓰 여 있다 . 경희는 불을 때고 시월이는 풀을 젓는다. 위에서는 “푸푸”,“부글부글”하는 소리, 10 ) 칼 야스퍼스 , 「스트린드베리와 고호」 , 『스웨덴버그와 횔덜린 사이의 비교 연구』 . 김윤식 , 「고호의 과수원」 , 『문학과 미술 사이』 , 일지사 . 1979 , 7 쪽에서 재인용 . 11 ) 김윤식 , 위의 책 , 8 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