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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이 되소서 아이들과 손잡고 가보고 싶었던 화랑 유원지 야외극장 앞에서 정평면 경장은 처음으로 푸른 하늘을 보았습니다. 그를 땅에 묻습니다. 지난 시절에도 그래왔던 것처럼 격무에 시달린, 박봉 속에서도 사명감으로 업무에 충실한 경찰관 한 명을 땅에 묻습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이제는 따뜻하게 감싸안지 못하는 이별의 아픔이 지금 밀려오고 있는 겁니다. 아! 어머니. 법성포 영광굴비를 발라 물에 만 숫가락 위에 올려 놓아주시던 어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도 못드린 채 아이들과 부곡동 일동의 가로공원에 나가 롤러 스케이트도 타고 솜사탕도 사주리라던 약속도 지키지 못한 채 그가 오늘 푸른 하늘이 되고서야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밤낮없이 우리 곁에 있던 그가 바로 내 아들과 딸의 친구 내가 사는 아파트 앞동에 살고 있는 민선이와 승환이의 아빠였다는 사실을 그대의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귀여운 민선이와 승환이가 우리와 함께 여기에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보듬겠습니다. 그대가 차마 뒤돌아서지 못하고 푸른 하늘이 되지 못하고 구름 덮인 하늘이 되고야 마는 오늘 우리 모두는 눈물로 그대를 보냅니다. 편히 가소서, 편히 눈감으소서.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되소서. 2002. 4. 5 전 과학기술처장관 국회의원 김영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