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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장군」송기숙 작가 우리들의 묘지는 백성의 가슴 우리는 기왕에 세상에 공언을 한 대로 그저 목숨을 걸고 싸우는 길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승패는 하늘에 맡기고 사람으로서 할 일을 다 할 뿐입니다. 우리가 비록 여기서 패하여 죽는다 하더라도 우리가 들고 나선 보국안민의 깃발 아래서 떳떳하게 싸우다가 죽을 것입니다. 죽음으로써 그 대의를 천하에 떨칠 때 우리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시체는 비록 땅에 묻힐지라도 우리의 정신은 팔도 백성이 가슴에 묻힐 것입니다. 그 정신이 이 나라 백성 가슴가슴마다에 조그마한 씨앗으로 살아서 언젠가는 이 나라에 보국안민의 대의가 잎이 나고 꽃이 피리라 확신합니다. 감히 말씀드리거니와, 우리의 묘지는 영광스럽게도 나라 백성들의 가슴입니다. - 녹두장군 7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