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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열, 그는 역사의 눈이다. - 이동재 1950년 4월 11일 마산 신포동 중앙부두 열일곱 살 어린 나이에 그는 우리 앞에 와 역사가 되었다 처참하게 눈이 멀어 역사의 눈이 되었다 그것은 가고픈 고향의 어머니 가슴에 꽂힌 한의 수직 상승이었다 오욕과 굴욕 억압과 절정에 썩어 문드러진 역사의 폭발이었다 분노였다 그의 눈에 박힌 무지막지한 불발탄은 뒷골목에 웅크리고 있던 우리의 가슴에 역사의 황부에 꽂힌 양심이었다 수치였다 그는 자유와 해방을 향한 반도의 뇌관이었다 그로 인해 반도는 비로소 봄이었다 봄의 북상이었다 해마다 봄이 북상하는 여기 그가 수장됐던 마산 산포동 앞바다 우리들의 영원한 눈동자 혁명의 양수 우리 모두의 어머니 그는 해마다 지금 이곳에서 치솟고 터트리고 폭발하고 북상한다 해마다 4월이면 그는 반란이고 혁명이다 아-아! 지리산을 넘어 달려온 순결한 우리의 아들 자유의 아버지 그는 다시 이곳에서 부활하는 역사의 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