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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삼촌 자정이 넘자 이 집 저 집에서 곡성이 터져 나왔다. 음력 섣달 열 여드렛날 5백위가 넘는 귀신들이 강신하는 한밤중이면 슬픈 곡성이 터졌다. 큰 당숙어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이삼촌은 죽어도 벌써 죽을 사람이라는 것이다. 밤을 에워싸고 벼락같이 총질하는 속에서 시체 더미에 깔려 살아났으며, 그 때 이미 정신이 어긋났으리라는 것이다. - 1978년 4.3소설 「순이삼촌」을 썼다가 고문당한 현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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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혓바닥을 깨물 통곡 없이는 갈 수 없는 땅 발가락을 자를 분노 없이는 오를 수 없는 산 제주도에서, 지리산에서, 그리고 한반도의 산하 구석구석에서 민족해방을 위해 장렬히 산화해 가신 전사들에게 이글을 바친다. - 1987년 4.3을 소재로 시를 썼다가 구속된 이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