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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을 겨냥하고 있는 사진인데 그 사진이 바로 양근에서 활동하던 의병들의 사진으로 확인된 다. 즉, 1907년 가을 어느 날 매켄지가 양근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아침 바위와 모래 가 깔린 강변에 이르렀을 때 20여 명의 의병으로부터 포위를 당했는데 다행히 의병들의 호의로 그들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매켄지의 기록을 통해 사진 찍을 당시의 정황을 보기로 한다. 해가 뜨자마자 의병들은 거리로 열을 지어 나갔다. 그들은 지난 밤에 나를 찾아 왔을 때 몇몇 사람들이 보여준 그 특징, 즉 보잘것없는 무기와 부족한 화약을 휴 대한 초라한 모습을 여실히 재현하였다. 그 날 아침 내가 출발하기 전에 그들은 미리 사람을 각 초소에 보내어 나는 영국인이니 다쳐서도 안 된다고 경고하였다. 나는 서로의 앞날을 축복해 주면서 그들과 헤어졌지만 출발에 앞서 우리의 무기 중에 없어진 것이 있지나 않은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내가 데리고 다니던 사동 들은 그 의병들에게 우리의 총을 주어서 그들로 하여금 일본인을 죽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내게 간청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멀리 가지 않아 바위와 모래가 깔린 강변에 이르게 되었다. 그때 갑자기 사동 하나가 목이 찢어질 듯이 나를 부르면서 자기가 들고 있던 무기를 내던졌다. 우리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중략) 우리는 바위 사이를 달리면서 누더기를 입고 우리에게 점차로 접근해 오는 무리들을 볼 수가 있었다. 그러자 20여 명의 군인 들이 손이 닿을 듯이 가까운 곳에서 벌떡 일어섰다. 신식군대의 제복을 입은 한 청년이 그들을 이끌고 있었다. 우리가 서서 기다리고 있는 동안 그들은 우리에게 뛰어왔다. 드디어 그들은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자기들의 실수를 정중히 사과하였 다. (중략) 이 의병대의 몇 사람은 14~16세를 넘지 않았다. 나는 그들을 세워 놓 고 사진을 찍었는데 앞 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사진이 그들의 모습이다. 49) 여기에서 보잘것없는 무기와 누더기 옷을 입은 의병들의 형상이 떠오른다. 사동들이 자 신들의 신식 무기를 의병에게 주어 일본군을 죽이게 하자고 요청하기까지 하였다. 매켄지 는 출발한 지 얼마 안 되어 의병과 만났고 자신이 영국인임을 밝히자 의병들이 호의를 베 푼 것으로 보아 이 의병들은 아침에 양근 읍내의 의병진으로부터 통지를 받은 양근 지역 에서 활동하던 의병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사진에 군복을 입은 이가 의병장이었으며 그 중에 14~16세 정도의 소년의 모습도 보인다. 50) 49) 매켄지, 앞의 책, 243쪽. 50) 매켄지, 위의 책, 243쪽. 『양평의향지』에 의하면, 매켄지가 찍은 이 의병 사진이 양평군 옥천면 아신리에서 뒷산 능선을 배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