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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 된 춘추대의적 의리론에 입각하여 “공자는 인류 탄생 이래로 유일한 대성인이며, 주자는 공자를 이었고, 송자(송시열)는 주자를 이었다”고 하면서 공자⦁주자⦁송시열 3인을 동일 선상에 놓고 평가하였다. 19) 도통의 전수에 대한 이와 같은 해석은 존화양이⦁위정척사의 견지에서 조선 말기의 시대 상황을 충분히 반영한 결과이다. 화서는 일본을 위시한 제국주의가 조선을 침략하고 있던 역사적 상황을 공자의 춘추시대, 주자의 남송시대, 송시열의 명청교체기와 흡사한 상태로 보고 동일선상에서 이해하였던 것이다. 특히 퇴계와 율곡을 차치하고 정자, 주자에서 송 시열로 도통을 직결시킨 이유는 단순한 철학적 이론체계의 성리학을 넘어서 존화양이의 의리를 천명하고 역사의 정통성을 회복하려는 의리학에 더욱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 었다. 한편, 화서문파의 인물들은 先師 화서에 대해서도 공자⦁주자⦁송시열과 동일선상에 두 고 평가하였다. 이적금수의 제국주의가 천하에서 유일한 인류 문명의 보루인 소중화의 조 선을 침범해 오던 시대상황에서 춘추대의적 의리와 명분에 입각한 존화양이를 주창하였던 화서의 역사적 위상은 앞의 3인과 동등한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류인석이 “우리 화서 선생은 공에서나 덕에서나 3부자(공자⦁주자⦁송자)와 한 가지”라고 단정한 대목은 이러한 의식을 단적으로 표출한 결과이다. 20) 先師에 대한 이러한 절대적 경도는 화서가 공자⦁주자⦁송시열에 대해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했던 사실과 동일한 궤도에서 시 대적인 상황이 변천함에 따라 그 논리를 더욱 확대⦁발전시킨 결과라 하겠다. 그런데 ‘존화양이’에서 언급되고 있는 ‘華’와 ‘夷’는 상호 대립된 추상적 개념이다. 그 실 체를 파악하는 것은 곧 의병의 항일이념인 존화양이론의 원론을 이해하는 제일보가 된다. 화서학파에서는 화와 이의 실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화’라고 하는 것은 복희⦁신농⦁황제⦁요순우탕문무 이하 帝王承統의 중대함과 孔顔曾思孟周程張朱子 이하 聖賢淵源의 정대함이니 天叙天秩이고 天命天討라 五 常三綱⦁三百禮儀⦁三千威儀의 실체와 예악형정⦁의관문물의 성함과 三墳五典⦁ 四子六經의 풍부함이 있는 바를 이름이다. (중략) ‘이’라는 것은 사람의 형상을 하 고서 금수의 행동을 하며 대저 이것이 화하를 어지럽힌다. 21) 19) 「書贈關西九友」『昭義續編』권1, 264쪽 참조. 20) 「書贈關西九友」『昭義續編』권1, 265쪽. 21) 「答王原初性淳書」『昭義續編』권3, 90~91쪽. “華也者 伏義神農黃帝堯舜禹湯文武以下 帝王承統之大 孔子顔曾思孟周程張朱以下 聖賢淵源之正 天叙天秩 天命天討 五常三綱三百禮儀三 千威儀之實 禮樂刑政 衣冠文物之盛 三墳五典 四子六經之富之所存之謂也 (中略) 夷也者 形人而行禽獸者 夫是猾夏也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