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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 쟁을 전개할 수 있었다. 결국 류인석을 정점으로 하는 화서학파의 의병항전은 이 학파의 학문 특색인 춘추대의적 의리와 명분에 입각한 존화양이론을 행동, 실천으로 구현한 결과 라 할 수 있다. 3. 화서학파의 尊華攘夷思想 1) 小中華論 조선 5백년 통치 이데올로기였던 성리학의 의리와 명분론에 입각해 있던 재야 유생은 1894년 청일전쟁 이후 일제의 노골적인 침략에 직면하게 되자, 민족과 국가의 수호를 인 류 보편의 가치질서 수호라는 차원에서 인식하고 있었다. 항일의병의 이념적 기반이 된 위정척사론은 바로 존화양이사상에 입각한 논리였다. 그러므로 위정척사론과 존화양이사 상은 불가분의 관계를 설정하고 있었다. 한말 여러 문파 가운데서도 화서학파는 일제 침략에 직면한 절박한 시대상황에서 항일투 쟁의 이념적 연원이 된 衛斥尊攘論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주목된다. 나아가 화 서학파의 여러 인물들 가운데서도 항일의병의 표상으로 부각되는 류인석은 존화양이론으 로부터 항일 논리를 도출해 냈던 이론가인 동시에 투사였다. 화서학파의 존화양이론에서 가장 핵심된 내용은 송시열(1607~1689)에 의해 주창된 小中 華論이다. 그에 따르면 소중화론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래 중원의 중국이 요순 이하 하⦁은⦁주 삼대의 제왕과 孔孟程朱 이하 여러 성현이 이어오고, 예악문물과 도덕학 문이 탁월하였던 까닭에 천하의 華脈을 이어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조선은 시조 단 군과 기자가 일찍이 華의 기틀을 다져 놓았으며, 聖王과 先正이 서로 이어오면서 인륜과 의리를 밝히게 되었다. 이에 중국의 명나라가 오랑캐 청나라에 의해 멸망된, 곧 ‘神州陸 沈’한 이후로는 조선이 중국으로부터 직접과 화맥을 전수하게 됨으로써 천하에서 유일하 고도 당당한 ‘소중화’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소중화론이 도출되는 과정에서 崇明伐淸의 의리와 명분을 천명하였던 송시열 의 역할을 절대적으로 평가하였다. 즉, 송시열은 춘추의리정신을 철저히 구현하였을 뿐만 아니라 주자로부터 도통을 직접 이어받아 조선이 중국으로부터 화맥을 전수할 수 있도록 그 계기를 마련해 준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화서학파의 존화양이론은 송시열의 강 렬한 춘추대의정신에 그 근저를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화서문파에서는 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