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1page

451 설득력이 있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는데, 아래에 그 하나를 적는다. ‘우리 동포는 2천만이요, 노인과 병자와 연소자(年少者)를 제외한다 하더라도 천만이 넘는 젊은이가 있다. 현재 한국에 있는 일본군의 수는 8천을 넘지 못하고, 각처에 흩어져 있는 일본인 상인들도 8천 명을 넘지 못한다. 그들의 무기가 대단하기로 어떻게 한 놈이 천 명 을 당해 낼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2천만 동포에게 애원하노니, 절대로 어리석은 행동은 삼갈 것이며, 죄 없는 양민을 죽이지 말 것이다. 우리는 그대들에게 봉기할 날짜와 시간 을 알리겠다. 우리들의 동지가 거지와 상인으로 변장하여 서울에 잠입할 것이다. 우리는 철도를 파괴 하고 항만에 불을 지르며, 진고개를 파괴하고 이등(伊藤)을 비롯한 왜놈들과 이완용과 그 의 도당을 모조리 처치함으로써 폐하에게 역적하는 놈들은 한 놈도 살려 두지 않을 것이 다. 그러면 왜놈들은 전 군대를 동원하여 우리에게 대항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수중(手 中)에 아무런 무기도 없으나 애국심만은 갖고 있다. 우리는 왜놈들의 예리(銳利)한 무기에 대항하여 싸울 수는 없을지 모르나, 외국 공사들에게 원군(援軍)을 청원할 수 있을 것이 요, 그러면 그들은 옳은 자를 돕고 저 악당들을 타도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는 모두 죽음을 택해야 한다. 우리 모두 봉기하자. 그리고도 피할 수 없다면 우리의 조국과 폐하와 함께 죽음을 택하자. 그럴 도리밖에 딴 길이 없지 않은가? 처참한 상태로 좀 더 살아가느니 차라리 지금 우리가 싸우다 죽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어차피 폐하와 우리의 형제들은 이등(伊藤)과 이완용 및 그 일파의 음흉한 간계에 의해 분명히 죽음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라를 빼앗기고 사는 것보다 애국하고 죽는 편이 더 훌륭하다. 이준 열사는 우리나라의 억울한 사정을 만방에 호소하기 위해 이역만리에 갔으나, 뜻대 로 되지 않자 할복 자살을 하여 그의 피를 세계만방에 뿌려 온 세계에 그의 애국심을 표 명했으니 우리 2천만 동포가 모두 뭉치지 않는다면 이준 열사의 영령을 모독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조국의 흥망을 가늠하는 기로에 서 있다. 우리의 생사는 문제가 아니다. 중 요한 것은 우리가 조국을 위해서 일을 할 것이냐, 아니면 역적 행위를 할 것이냐 하는 양 자택일의 문제를 속히 결단해야 하는 일이다.’ 남부 지방의 한 한국인 단체는 이등(伊藤) 통감에게 다음과 같은 솔직한 청원서를 제출 했다. ‘귀하는 한일(韓日) 양국 간의 우호관계(友好關係)를 강조했으나, 실제로는 전국 방방곡 곡을 돌아다니며 착취를 해 오고 있기 때문에 일본인의 손이 닿는 곳은 황폐지가 되고 있 는 바이요, 한국 사람을 멸망하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일본인도 똑같은 운명에 처하 게 될 것이오. 우리는 진실로 귀하에게 동정을 금치 못하고 있는 바, 그것은 귀하가 한국 민족의 착취에서 얻은 이익을 향유하지는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요. 일본과 한국이 다 같이 망하게 되면 그것은 당신에게 진정 불행이 될 것이오. 귀하 자신이 안녕을 바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