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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 있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본관(本官), 한국의 점령군 사령관 장곡천호도(長谷川好道)는 전국의 온 한국 국민 제위 에게 아래와 같은 성명을 발표하는 바입니다. 세계 정세의 자연적 추세에 좇아 정치적인 혁신을 해야겠다는 국가 요청에 의해 대한제국 정부는 황제 폐하의 염원에 복종하여 현금 국가의 각 기구를 개편하는 일에 전심전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세계사의 흐름을 모르고 반역과 충성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구별할 줄 모르는 자들은 터무니없는 유 언비어를 퍼뜨려, 양민들을 선동하여 국내 여러 곳에서 폭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폭도들은 한국인이고 외국인이고 가릴 것 없이 양민들을 죽이고 재산을 노략질하며 통신 시설을 파괴하는 등 온갖 가공할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그들의 난폭한 행위는 천지가 노할 정도의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나라에 충성하고 애국적인 체하며 의 병으로 자처하고 있으나, 정치적 혁신을 시도하는 조정의 요망을 저버리고, 국가와 민족 에게 최악의 해를 끼치고 있는 불법자들인 것입니다. 만일 이들을 빨리 진압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엄청난 화가 미칠지 모릅니다. 이에 본관은 대한제국의 황제 폐하로부터 “폭동을 철저히 진압함으로써 이러한 재난에서 양민 들을 구제하도록 하라”는 중책을 맡고 있습니다. 본관은 준법정신이 강한 한국인에게 이 들의 책동에 두려워하지 말고 각자의 맡은 바 직업에 조용히 종사하기를 바라는 것입니 다. 일시적인 잘못으로 이들 폭도에 가담한 자들에 대해서는 만약 진심으로 뉘우치고 곧 자수하면 죄과를 묻지 않을 것이요, 폭도를 체포하거나 그들의 행방을 신고하는 자에게는 후한 상금이 내려질 것입니다. 만일 고의로 폭도에 가담하거나, 또는 그들에게 은닉처를 제공하고 무기를 숨겨 두는 자가 있다면 가차 없이 처벌을 받을 것입니다. 처벌은 이들에 게만 국한되지 않고 이들이 속한 마을 전체가 연대 책임을 지게 되어 엄중한 형벌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본관은 온 대한제국 국민 제위에게 고하노니 본관이 한 말을 명심하여 처 벌받을 만한 일체의 행동을 삼가 주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재미(在美) 한인(韓人) 교포들은 이즈음 ≪폭뢰(爆雷)≫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으로 친일적 (親日的)인 한국인들에게 대한 격문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은 분노와 복수심으로 가득 찬 것이었다. ‘우리 2천만 동포는 대단히 분노하고 있다. 애국심에서 우러나온 그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하며 애국심에 끓는 피는 거센 파도보다도 격렬하다. 우리는 너희 역적 놈들의 집 을 불사르고 너희들의 목을 자르고 또 너희 역적들의 몸뚱이를 2천만 동강을 내어 2천만 동포에게 먹이고, 너희들의 피를 2천만 컵에다 나누어 2천만 민족이 마시게 할 것이다. 너희들의 살을 먹고 피를 마셔도 우리의 분노는 풀리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은 세상에서 유례를 볼 수 없는 중범죄자들이다. 외국인의 집에 숨어서 외국 군대의 보호 밑에 활보하 는 야비한 마귀들이다. 그러나 삼척동자도 너희 역적들의 수작을 알고 있다.’ 국내의 지방 한국인 단체에서도 위의 것과 같이 생동하는 것은 아닐는지 모르나 상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