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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2. 애통한 밀조를 특별히 김 상공에게 내려 도체찰사로 삼았는데 벌써 몇 달이 지난 지금에도 아무 소식이 없다. 이에 팔도의 충의로운 선비들이 벌 떼처럼 일어난 것이다. 모두가 개탄하기를 대장들이 남의 나라의 節制 받기를 이같이 하고 있으니 장차 大事 는 어떻게 치를 것인가. 차라리 이럴 바에야 전임 재상 가운데 충의스럽고 지모가 있 는 분을 뽑아 朝野가 모두 믿고 바라는 한 분으로 삼고 그를 맹주로 하여 전국의 의병 을 하나로 통일하는 일 그리고 대사를 도모하는 일이 중요하다. 3. 먼저 우리나라 적당을 토벌하고 그런 연후에 다른 적을 섬멸할 것을 의논하여야 한다. 4. 여러 난적의 죄명을 서울 4대문 방에 붙여 알리고 각처 네 거리에서도 모두 알려 이들이 죽여 마땅하다는 사실을 주지시켜야 한다. 5. 서북의 3도는 그 풍기가 강령하여 용략이 있는 선비가 많으니 말 잘 하는 사람을 급파하여 의병을 일으키게 하고 서로 돕게 해야 할 것이다. 6. 무릇 열읍의 수령으로서 삭발한 자는 그 죄의 경중을 불문하고 먼저 목을 베어야 할 것이다. 근일 새로 임명된 자들은 비록 머리를 깎지 않았다 해도 모두 개화파로 간 주한다. 그들은 겉으로 의로운 척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賊黨이라 우리의 동정을 살피 고 몰래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그러니 이들 적당을 의리로 다스려 각 읍의 守城 將으로 하여금 大聖殿의 위패를 지키고 백성들의 민생을 구제하여야 한다. 7. 親疎와 貴賤을 불문하고 인재를 뽑아 쓰는데 사람을 볼 줄 아는 사람을 하나 골라 충의와 지략과 용감 등을 세 등급으로 나누어 인재를 뽑아 쓰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8. 錢穀에 관한 문서는 각기 담당자를 두어 서로 문란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9. 금차 의거 이후로 국모를 시해하고 군부의 머리를 깎은 왜놈들 수십 명을 잡아들 여 처형하여야 한다. 성상의 분노와 하늘에 계신 국모의 영혼 그리고 세자의 원통한 마음이 반드시 병정(관병)으로 하여금 우리 의병을 공격하지 않게 하실 것이다. 무릇 뜻을 같이하는 우리들 의병은 장기렴이 王師 운운하는 소리에 현혹되지 말고 기어이 國賊과 倭놈들을 몰아내야 할 것이다. 10.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말고 의병을 지휘하여 서북(평안도)으로 향해 가라고 헌책한 바 있으나 대장의 좌우에 있는 자가 이를 막아 이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