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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時變이 罔極하여 우리 오도(五道)가 점점 더 위태로워진다고 하니 기가 막혀 푸른 하 늘을 쳐다보고 개탄할 뿐입니다. 나, 류인석은 지금 살아서도 華夏典型이요 죽어서도 화하전형일 뿐입니다. 지금 저에게는 다른 일이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 저는 옛 성인 과 옛 스승의 영정으로 모시고 매달릴 뿐입니다. 선생이 들어도 이것을 불가하다 하시 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운 마음 어찌 한이 있겠습니까. 지금 편지를 이만 줄이면서 다 시 의리를 소중히 보존하기를 멀리서 빌고 위로드리는 바입니다. 기해 8월 16일 同義生 류인석 재배 辨讐論(원수를 갚는 데 대한 변론) 어떤 손님이 내게 묻기를 무릇 사람의 자식된 자로서 그 아비가 남에게 죽음을 당하는 것을 보면 반드시 원수를 갚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지금 혹 그렇지 않다고 하는 사람이 있으니 어찌된 일입니까. 내가 대답하기를 살인자는 죽어야 한다는 것이 옛날 법이다. 자식이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 것을 어찌 불가 하다 하겠는가. 그러나 국법을 어겨 죽는 자는 임금을 원수로 삼을 수 없다. 왜냐하면 임 금이 덕으로 정치를 하면 그것이 만세에 유행하여 그 깊이가 물과 같고 그 따뜻함이 불과 같아서 백성들이 이것에 의지하여 살아가기 때문이다. 물에 빠져 죽은 자의 자식은 물을 원수로 삼을 수 없고 또 불에 타죽은 자의 자식도 불을 원수로 삼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손님이 다시 묻기를 그러나 을미년 겨울에 소위 의병을 한다는 자들은 본시 왕명이 없는데도 일어나 관청의 財貨를 취하고 관리를 죽였기 때문에 임금이 걱정을 했고 귀가하라고 선유하였는데도 끝 까지 돌아가지 않은 것은 이것 또한 국법을 어긴 자들이 아닙니까. 어찌 이것을 義擧라 할 수 있습니까. 한마디로 말해서 長吏(지방장관)가 의병에게 피살되었는데 그것이 의병이 라 하여 아버지의 원수를 갚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리 때문에 孝를 훼손하는 것입니다. 반 대로 의병이라 하여도 아버지를 죽였으니 그 아들이 원수를 갚는다면 효가 의리를 해치는 것이니 그 아들은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입니까. 효와 의리를 모두 상하지 않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