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page

260 하였다 무술(1898년) 정월 安愼模가 가족을 데리고 요동으로 간다고 하기에 그를 보내면서 강가 에서 전별의 시 한 수를 지었으니 아래와 같다. 강 언덕에서 떠나는 이 보내는데 陽關의 회포가 엇갈리네 외로운 배 한 척이 떠나고 큰 강은 하염없이 흐르는데 모래 언덕에 서서 바라보니 저 산색 밖까지 보이고 그림자는 물소리 속까지 비치네 옛 사람이 나무를 베어 행여나 떠나간 사람이 돌아올까 바라보아도 보이지 않는구나 일찍이 공자가 바다 건너 동방으로 가고 싶다고 탄식하고 나를 따르라고 한 것은 이 때 문이었다. 근일 변고가 망극하고 나라에 만세토록 잊을 수 없는 원수가 있고 斯文이 불행 하여 우리의 道脈이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추악한 오랑캐가 임금님 수레 아래서 왕래하 고 이단설이 廟堂 위를 횡행하며 머리를 깎고 의복을 고쳐 입으니 선왕의 생령까지도 짐 승같이 만들고 있는 형편이다. 아! 이것이 무슨 변고란 말인가. 이에 류인석 선생이 쌓이 고 쌓인 울분을 이기지 못하여 감히 萬死之計(의병)를 세워 깃발을 들어 널리 선비를 모집 하여 땅에 떨어진 道脈을 잇고 나라의 원수를 갚고자 하는데 하늘이 그를 돕지 않고 땅은 무기를 쓰지 못하게 하니 동서에서 적이 창궐하여 진퇴가 어렵다. 이 어찌 피눈물을 흘릴 일이 아닌가. 오호! 날은 저물고 길은 머니 인간은 어느 세상인가. 요동벌 천 리에 비눈이 날리고 패강 양 안에는 버드나무가 유유하도다. 그러나 오랑캐가 사방에서 일어나 가신 님 의 영혼을 놀라게 하니 향수를 금할 수 없도다. 아무리 철석같은 간장을 가졌다 해도 감당 하기 어렵도다. 그러나 안신모 당신은 그렇지 않아 아무리 괴롭고 고되어도 스승을 어버이 와 같이 모시고 형과 같이 존경하고 주야를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일할 것으로 기대합니 다. 지금 들으니 노모를 모시고 스승을 따라 먼 곳으로 떠나가신다고 하니 그 땅이 어딘가 요. 옛날 燕나라와 趙나라의 경계가 되는 곳이라 풍기가 강성하여 의기심이 강한 사람들 이 많이 난 곳입니다. 아아! 선비가 비통한 노래를 부르는 것은 때를 만나지 못한 탓이라. 그러나 때를 만나지 못하여 숨어 살면서도 슬퍼하지 않는 것이 군자만이 할 수 있는 일입 니다. 가셔서 좋은 선생을 만나 잘 배워서 斯道를 밝게 하시고 왕실을 받들어 모시고 우 리 동방 열성조 오백년 간 배양한 士氣로 治世를 이루어 이 세상 모든 사람이 금수의 모 양을 하지 않게 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므로 잘 가셔서 이 말을 모두에게 전해 주십시오. 안신모 편에 의암 선생에게 편지를 써서 올리니 아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