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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과 양놈들이 감히 우리 조정에 들어와 날뛰면서 무역으로 얻은 이익을 上下가 서로 차 지하려 하고 있다. 또한 백성을 학대하는 정치가 고을마다 똑같고 곳곳에서 武斷으로 다스리는 습속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災難이 거듭 일어나고 민생이 도탄에 빠져가 고 있다. 괴이한 무리들이 떼를 지어 나라를 소란케 하니 어찌 天道가 이루어질 것이 며 인성(人性)이 바르게 되겠는가. 맹자가 가르치기를 가진 것이 없어도 마음만은 변함 이 없는 사람(無恒産而有恒心者)을 선비라 하였다. 지금 충청도 단양이 읍이라 하지만 아주 작은 고을이다. 그러나 평소 충의를 승상하고 있는 고을이니 큰 읍이기도 하다. 선비 여러분에게 바라노니 이때가 보통 때와 다르다 하여 싫어하지 마시고 뜻을 더욱 더 굳게 자시고 생각을 가다듬어 西學(서학)과 異言(이단)을 배척하고 각자 소임을 다 하고 서로 맹약하여 윤리를 닦는 조직(契)을 조직하여 충서지도(忠恕之道)를 밝혀 떨어 져가는 網常을 바로잡아 性命을 온전하게 하면 천만 다행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을미(1895년) 8월, 국모가 시해되고 임금이 의복을 갈아입고 머리를 잘리었다는 비보를 듣고 팔도의 백성이 모두 개탄하여 말하기를 임금이 이같이 욕을 당하고 세상이 이렇게 변을 당하였다고 하는데 위로는 公卿 아래로는 선비와 백성이 단 한 사람도 의병을 일으 키지 않으니 이것이 어찌 이 나라에 사람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래서 마침내 내가 창 의 격문을 지어 境內에 보낸다. 격문에서 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호! 통탄할 일이다. 왕비께서 시해를 당하시고 왜놈들이 조정에서 일어나 수작을 부 리고 있으나 아무도 복수할 계책을 세우지 않으니 우리나라와 적국이 같은 배에 탄 것 과 같도다. 그래서 의병을 일으켜 충성을 다하는 것이 소망인데 누가 왕실을 위해 목 숨을 바치려 하겠는가.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자기 몸만 생각하고 살려고 남북으로 달아 나는데 길에 승냥이 가득 하니 어디로 가나 물려죽을 수밖에 없고 마치 개미 떼가 그 줄을 끊은 것과도 같을 것이다. 옛날 申包胥가 7일 동안 마당에서 곡을 하여 초나라를 살린 일이 있고 魯仲蓮이 바다 를 건너가서 나라를 구한 일이 있다. 이는 모두 周나라를 존중할 줄 안 까닭이다. 이제 우리는 이기고 지는 것(成敗)을 따지지 말고 강하고 약한 것을 가리지 말고 충의만 있 는가, 없는가를 따져서 만일 있다면 죽고 사는 것을 두려워할 것이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비록 작고 좁으나 삼천리나 되는 국토에다 5백 년간이나 聖人을 존경하고 유학을 숭상하여 온 문명의 역사가 있다. 그래서 평소 우리나라는 공자와 맹자의 나라 라 일컬었고 正學을 지키고 邪設을 배척하였고 오랑캐의 종교를 엄중하게 막았었다. 평화와 治世가 오래 계속되어 해마다 풍년이 들어 집집마다 곡식이 장독을 메웠으나 끝내는 公私를 불문하고 낭비가 심하여 그 폐단이 심했다. 上下가 서로 다투어 사치를 일삼았고 宗戚 신하들이 서로 세력 있는 자리를 다투니 王命이 부진하였고 벼슬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