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page

217 ○ 대장소의 명령으로 전사한 장수 추치경(秋致敬)등 8명의 시체를 제천(堤川)으로 실어 오게 하였다. 장현(獐峴) 싸움에 추포(秋浦) 추치경(秋致敬) 등 전사한 이가 8명이 있는데, 우선봉 김운 선(金雲仙)을 보내어 그 시체를 운반해 오고, 그 가족들을 후히 구제하게 하였다. 상진촌(上陳村) 백성으로서 나무를 운반하여 온 자가 돌아가겠다고 하므로, 돈을 주고 요 기를 시키며 위로하여 보냈다. ○ 신지수(申芝秀)가 북창(北滄)으로 진군하니, 적이 하소(荷沼)로 도망해 들어갔다. 우리 군사들이 전선(電線)을 끊고 있는데, 적은 우리 군사가 물러간 것으로 생각하고, 또 가만히 북창으로 들어오다가 우리 군사들이 진 친 것을 보고 크게 놀라 도망갔다. 장현(獐峴) 싸움에 광주산성(廣州山城) 군사가 중간에서 공격하여 길을 끊으니 적이 도망 갔다. 전군(前軍)이 명호(鳴湖)로 돌아온 지 수 일만에 산성 군사들이 본진에 들어오니, 공 이 숙소를 주어 대접하고 같이 일하여 공을 세우자고 하였는데, 김태원(金泰元)이 듣지 않 고 수일간 유하다가 영남으로 향하여 떠났다. ○ 전몰한 장수 추치경(秋致敬) 등의 가족을 위로하며 타일렀다. 공이 마루에 나가 위로하며 말하기를 “슬프다! 사람이 세상에 나서 면할 수 없는 것은 죽음이라. 죽음을 ‘돌아간다’고 이르는 데, 참으로 돌아갈 곳을 얻은 이가 드물다. 평생에 착한 사람이라도 혹시 잘못하여 불의 (不義)에 죽으면, 그 한 번의 죽음으로 해서 평생의 착한 것이 없어지는 것이요, 보통 사 람으로도 능히 큰 절개에 죽는다면 그 한 번의 죽음으로 해서 평생의 흠이 다 덮어지는 것이다. 아! 전몰한 그들의 의로운 명성은 천고에 빛날 수 있을 것이니, 무슨 유감이 있으 랴. 지금 살아 있는 우리들도 마땅히 이들과 함께 돌아가게 될 것이나, 다만 어느 날에 있 을지 모르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죽은 이는 유감이 없고, 산 사람이 슬픔을 맛보아야 한 다. 너희들은 죽은 이가 의(義)에 따른 것을 생각하고, 살아 있는 사람들의 외로운 신세를 슬퍼해야 할 것이다.” 라고 하였다. 29일(양력 4월 11일;편자 주), 대장소의 명령으로 지평 고을 포군의 집에 시초와 양곡을 계속 대주며, 그 중 병난 이들을 구원하고, 전답을 바꾸지 말아서 각기 마음 놓고 살게 하 라고 하였다. 충주 청룡 오량동(靑龍五良洞) 김한철(金漢喆)이 왜적의 통사(通辭 ; 통역)인 때문으로 잡 혀 갇혔다. 심상희(沈相禧)가 단신으로 친히 찾아오니, 공이 좌우 사람들을 물리치고 한참 동안을 수 작하며 작은 술자리를 베풀고 헤어졌다. 이때 심장(沈將)은 정의가 극진하고, 급할 때는 서 로 통하며, 문안하는 사자가 잇따랐지만, 끝내 절제(節制)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것은 공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