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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 - 책을 펴내며… 요즘 과거사 문제에 대한 검증 작업이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로 진행되고 있다. 이 작업은 현대사의 전개과정에서 잘못되거나 숨겨진 부분을 찾아내어 제대로 정리하고 평가하자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된다. 그 말은 결국 새롭게 나아갈 내일을 위해 잘못된 지난날을 확실하게 평가하자는 말일 터이고, 좀 더 심각하게 말하자면, 잘못된 바탕 위에 기득권을 누려온 세력들을 과감하게 정리하자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거기에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이 작업은 새로운 지배계층의 정착을 시도하는 프로젝터가 아닐까 추정 된다. 과거사 검증 작업은 그 자체가 역사평가에 속한다. 그런데 역사평가 는 지난날의 공과功過에 대해 미시적이고도 거시적인 차원에서 접근해 야 한다. 거대한 맥락을 짚어서 보아야 한다. 단편적으로 ‘공’만 드러 내거나 ‘과’만을 들추어내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잘못이다. 과거 사 정리가 잘못된 ‘과’를 들추어내어 역사적으로 심판하자는 데 무게가 쏠려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바람직한 역사평가는 ‘과’에 대한 숙정작 업만이 아니라 ‘공’에 대한 정리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