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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二. 340년간의 요리 백과사전, 음식디미방 음식디미방은 330여 년 전, 안동장씨가 자손들을 위해 쓴 요리책이다. 1600년대 조선조 중엽과 말엽, 경상도 지방의 가정에 서 실제 만들던 음식의 조리법과 저장 발 효식품, 식품보관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책 표지에는 한자로 규곤시의방(閨壼是議 方)이라 쓰여 있지만, 겉표지를 넘기면 음 식디미방이라는 한글 제목이 나온다. 겉표 지는 장씨의 부군이나 후손들이 책의 격식을 갖추고 의미를 더하기 위해 덧붙인 것으로 보인다. 음식디미방은 음식지미방(飮食知味方), 곧 ‘음식의 맛을 아는 법’ 이라는 뜻이다. 책은 앞뒤 표지 두 장을 포함해 총 30장의 필사본으로 되어 있으 며, 이 책에는 국수, 만두, 떡 등의 면병류를 비롯하여 어육류, 채소류, 주류, 초 류 등 146가지의 조리 비법이 소개되어 있다. 조선시대 여성이 책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신사임당이나 허난설 헌도 문학작품만 남겼을 뿐 스스로 책을 집필하지는 못하였다. 게다가 340년 전 인 1670년경만 해도 요리책은 흔한 책이 아니었다. 우리나라 요리서로는 음식디미방보다 100년 전인 1540년 김수가 쓴 수운집방 이 있다. 그리고 1611년 바닷가로 귀양간 허균이 유배지의 거친 음식을 대하자 전에 먹던 좋은 음식을 그리워하며 쓴 도문대작이 있다. 그러나 이 책들은 모두 한문으로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음식에 대한 간단한 소개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음식디미방은 이전의 책들과는 달리 146가지 음식의 조리과정을 아주 구 체적 으로 설명해놓은 본격 요리서이다. 뿐만 아니라 2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을 따라서 요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실용적이다. 어법과 청자 등이 비교적 정확하 고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어 국어사적 가치도 크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