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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 논산의 어제이야기 지난 월여간의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돌아오려니 친구가 “인편 이 있으면 벌곡으로 전해 주려고 집에 어머니께 말씀 드리고 여럿이 찍 은 사진 중에서 용도가 될 만한 얼굴사진을 오려내어 ‘가야곡면시국대 책위원장’명의로 된 「정보원 증」을 만들었는데 전해 주지를 못 했 다.” 며 주기에 고맙다고 인사 하고 받아들고 돌아와 오랜만에 집에서 자게 되었다. 몇일이 지난 후 하루는 논산에 나가 문씨(文氏)를 만나 인사드리고 나오며 무심코 “총을 사고팔고 한다는데 혹시 구할 수 있을 까요?” 하 고 물으니 문씨가 잠시 기다려 보라고 하더니 어느 낯선 사람이 에무왕 총 54) 1정과 실탄 6케스(탄창)를 들고와 나에게 건넨다. 내가 “얼마나 드리면 되느냐?” 고 물으니 300원을 달라기에 얼른 300원을 건네주고는 총을 멘 채 아무런 부담이나 거리낌 없이 자전거 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마침 집에 게시던 아버지께서 보시고는 일언지하에 “ 너 그 총의 용 도가 무엇이냐? 하시며 당장 나가서 버리고 오라” 고 야단 하셨다. 나는 총을 가지고 윗집 친구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고는 총 을 그 친구네 집에 놓고 집으로 와서 아버지께는 “남에게 주어버렸습 니다.” 라고 했으나 그날 또 한 번 크게 혼났다. 다음날 윗집 친구가 와서 돈 500원을 주면서 조금 전 형 같은 친구가 왔기에 총 이야기를 하니 잘 됐다며 500원을 주고 총을 가져갔다고 한다. 이러고 보니 내가 허가 없는 총 장사를 한 꼴이 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나에게 총을 판 사람이나 총을 사갔던 사람이 나 어름 해 볼 때 나보다는 5 ~ 6년 정도 연장자로 알고 있는데 그 당 54) 에무왕총 : 미군이 2차대전과 그 후에도 사용했었으며 한국군도 1970년대 까지 개인 화기로 사용했던「M1소총」을 일반인들이 일본식발음으로 부르던 명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