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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에게 듣는 논산의 근․현대사 이야기 / 71 7. 전충호 가야곡면 노인회장 * 8.15 광복 무렵 탑정 저수지가 완공된 1944년 여름부터 어린 시절 우리 마을 친구들은 점심을 먹고 나면 약속이나 한 듯이 마을의 중심부(현 마을회관 터)에 있는 감나무 밑으로 모였다. 그 곳에는 100여 년 정도 묵은 감나무 3주가 나란히 서있어 그늘이 시원하고 좋았다. 그 그늘에서 놀다가 동네 어르신들께서 하나 둘 나오시면 우리들은 탑정저수지로 몰려가서 실증 날 때 까지 물놀이를 즐기다가 배가 굴풋 해지면50) 옷을 주어입고 논산천 정비공사 때 석축용 석재를 채취 해 간 위 아래 채석장터(위는 현재의 봉황사터, 아래는 현재의 산수정 아 래)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산딸기를 실컷 따먹고는 다시 어른들께서 일 하러 논밭으로 나가셔서 비어있는 감나무 그늘에 돌아와 놀았다. 이렇게 놀다가 오후 4시경이 되면 소먹이 깔51)을 베러 가거나 기타 부모님께서 시키신 일을 하기 위하여 헤어지곤 하는 일상이 반복됐었다. 그러던 어느날(8월 16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날도 우리들끼리 재 미있게 놀고 있는데 논산 쪽에서 5 ~ 6명의 일행이 걸어오면서 고래고 래 소리 지르는 모습이 이상하게 생각되어 의아해 하고 있는데, 호기심 많고 발 빠른 친구하나가 다름질쳐서 큰길에 갔다 오더니 “해방됐다!” 50) 배가 굴풋해지면 : 배가 고파 무엇인가 먹고 싶어지면 51) 소 깔 : 소 꼴을 이르는 논산지방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