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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에게 듣는 논산의 근․현대사 이야기 / 67 과수원이라 사과 썩은 것도 주어먹고 하면서 이틀을 더 있었다. 다음날 4통 짜리 쌀 한가마를 4명씩 나누어 주고 현금 2,000원씩을 주고 집으로 가라고 했다. 그 때부터 또 걷기 시작 하는 것이다. 이틀인지 사흘인지 걸어 김천에 왔는데 해가 지는 저녁때였다. 사람들이 기차역으로 가면 기차를 태워준다며 얼른 역으로 가라고 했다. 역에 가보니 기름드럼통을 실은 화물차가 있는데 그 화물위에 차곡 차곡 타는 것이었다. 지붕도 없는 화물 위에 탔고 기차가 달리니 엄청 추웠는데 각자 집에서 가지고간 이불때기가 있으니 그걸 뒤집어쓰고 추위를 견뎠다. 김천에서 해가 너울너울 넘어가는 시간에 차를 탔는데 대전역에 와서 내리니 통행금지 시간이었다. 통금시간이라며 경찰인가 군인이 방위군 10사단 본부로 데리고 갔다. 부대에 도착한 우리는 한밤중이지만 배가 고파 가지고간 쌀로 깡통 에다 밥을 해서 먹었다. 이튿날 날이 새서 집으로 갈려고 하니 못 가게 했다. 사령관이 09시에 출근해서 지시를 받아야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기다려서 사령관이 출근 하더니 겨우 집에 가면서 주의 할 사항 등 지시를 하더니 가라고 했다. 부대를 나와 우리는 우리 동네서 함께 간 경식이 경오와 어울려 팥죽을 한 그릇씩 사먹고 이제 집도 멀지 않아 바로 갈 것이고 하기 때문에 남 은 쌀도 팥죽장사에게 팔았다. 그리고 서대전 사거리에 왔다. 당시는 그 곳에 외딴집 한 채 밖에는 없었는데 가끔 트럭이 한 대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