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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 논산의 어제이야기 못 먹고 기운도 없던 때라 한 대 맞으니 코피가 주루루 쏟아졌다. 그러니 “가! 이 새끼야!” 하고는 돌려보냈다. 그 후 약 10일 정도 거기서 더 머물다가 신체검사에 떨어진 사람들 을 따로 불러내어 아침밥을 먹인 후 점심으로 주먹밥을 나누어 주고는 귀가 증명서를 해서 경산역으로 가라고 했다. 당시가 음력 1월 20일 경 됐는데 진눈개비가 내려 솜바지 저고리가 다 젓게 되었다. 경산역에 오기는 했지만 솜바지 저고리도 다 젖고 춥고 배가 고파 도 저히 어쩔 수가 없어 함께 오게 된 동네 사람 이경식이와 함께 밥을 얻 어먹으러 나섰다. 한집을 가니 보리쌀을 삶고 있었다. 그래서 밥 달라고는 못하고 따뜻한 물이라도 한 그릇 달라고 하니 이 보리쌀 삶는 물 밖에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거라도 한 그릇 달라고 하니 그릇에 조금 떠 주는데 아릿한 독성 맛 때문에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그 집을 나와 다른 음식점 하는 집으로 들어가 밥을 좀 달라고 하니 주인이 일 하는 사람에게 이 사람들 누룽지라도 좀 주라고 했다. 그러니 그 사람이 누룽밥 한 대접과 김치 한 대접을 주어서 잘 먹었다. 먹고서 나와 보니 벌써 주위가 깜깜 해 졌다. 그래서 가까운 사과 밭에 있는 사과 보관 창고로 들어갔는데 좁은 곳 에 50여명이 들어가다 보니 눕지도 못하고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 밤을 새우고 나오니 옷이 다 말랐다. 48) 모스코바 : 사전적 의미는 구 소련의 수도이지만, 여기서는 해방공간, 6.25 때 좌익들이 크게 세력을 가지고 있던 곳을 가르키는 말로 충청도 모스코바, 논산의 모스코바....등으로 요즘도 나이 많은 층에서 가끔 사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