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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에게 듣는 논산의 근․현대사 이야기 / 65 간 쌀을 가지고 밥을 해줘서 밥을 먹고 자고 이튿날 또 걸어가곤 했다. 이렇게 하여 대구 아래 경산에 도착 하니 화양국민학교로 가라고 했다. 그래서 가보니 이미 인원이 꽉 찼다며 다시 분교로 보냈다. 분교에도 가보니 이미 교실에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비집고 들어갔다. 거기서도 주먹밥을 주는데 어른 주먹의 반절 만씩 한 것을 된장을 조 금 발라 주기도 하고 아니면 소금을 조금 뿌려서 주기도 했다. 아침 때 하나 점심, 저녁 때 하나씩 주었는데 오후에는 학교 주변의 산으로 가서 솔가지 등 나무를 해다 취사반에 주어야 밥을 해 주었다. 아무것도 하는 일은 없었다. 집을 나와 길거리에서 보름 정도 그리고 여기 와서 또 보름 정도 이 렇게 보내다 보니 건강상태는 극히 악화되어 영양실조로 앉았다 일어 날 때도 벽이나 바닥을 집고 어렵게 일어나는 실정이었다. 일어나면 어지럼증을 느꼈다. 그러고 있는데 신체검사를 한다고 했다. 그 때 마음으로는 어서 정식 군대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면 너무 배가 고프니 군인으로 가면 밥이라도 이보다는 낫게 먹 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신체검사장에 들어가니 일종의 면접시험을 보는데 국방부 장관의 계 급이 뭐냐고 물었다. 그런데 농촌에서 농사 짖다 간 사람이 국방부 장관 이라는 게 무엇인 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그냥 모른다고 했다. 그랬더니 어디서 왔느냐고 했다. 그래서 충남 논산군 가야곡면 산노리에서 왔다고 대답하니 “이 새끼 모스코바48)에서 왔구만!” 하면서 얼굴을 한 대 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