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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에게 듣는 논산의 근․현대사 이야기 / 63 6.25 때 국민방위군의 오합지졸 행군 모습. 어설픈 조직 편성에 무기도 없이 식량과 피복 등 기본적 보급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엄동설한에 무조건 남쪽을 향해 내려 가는 국민방위군에 소집된 사람들. 수많은 사람들이 병들고 굶어 죽고 얼어 죽었으며 당시 커다란 사회, 정치 문제가 되었다. 마침내 국민방위군은 해체되고 최고 사령관 등 5명이 사형 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 대구가 멀지 않은데 여기까지 와도 제대로 된 인솔자도 없고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도 없고 어디로 가야 되는지도 몰라 그냥 집으로 가야겠다고 판단하고 돌아섰다. 우리 마을에서 같이 갔던 사람들과 함께 집을 향하여 되돌아오기 시 작했다. 오면서 보니 길가에는 굶주림과 추위를 못 이겨 죽은 사람들의 시체 가 늘피하게 널려 있었다. 대전까지 와서는 이제 각자 헤어져 집을 향해 오게 됐는데 대전을 벗 어나 진잠고개에 오니 청년방위대들이 검문을 하면서 왜 돌아오느냐고 했다. 그래서 왜관까지 가서 낙동강을 건넜는데도 누가 인솔 하는 사람도 없고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니 집으로 오는 수밖에는 더 있느냐고 대답 했다. 그랬더니 다른 사람 들은 나이가 많다고 하며 다 보내주는데 나는 잡아놓고 못 가 게 했다. 당시 우리 동네사람 들과 나의 친 형님도 함께 갔었는데 일행들 과 헤어져 일행들은 집으로 가고 나는 거 기 남게 되었다. 이튿날 나는 유성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