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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 만고에 기괴(奇 怪)한 일이 많지만 이 런 이치는 없을 것이다. 이제 능의 제도 를 보면 뒤쪽언덕은 본래 주산(主山)에다 흙을 쌓아서 만든 것이다. 예날 왕후(王 侯)의 장례는 모두 흙을 쌓아 산을 만들어 했기 때문에 한(漢) 문제(文帝)가 처음 으로 인산(因山)하라는 조서(詔書) 가운데 세 언덕을 연달아 능을 만들되 좌우는 조금 작게 하고 좁고 길게 하라고 하여 완연히 편방(便房)의 제도처럼 하여 본래 그 제도를 알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시조왕 때 이미 중국인이 많았기 때문 에 중 국의 제도를 모방해서 왕을 장사했을 것이니 그런 괴이한 이치가 없었을 것 이다. 또 유리왕(儒理王)파사왕(婆娑王) 남해왕(南解王)을 모두 시조왕의 능 안에 장사 지냈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 봉분이 없으며 기타 모르는 왕릉도 많다. 시 조왕의 후세에 같은 언덕에 연달아 다섯 묘가 있었기 때문에 사릉(蛇 陵)이라 했을 것이 다. 오체(五體)가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말은 처음 불서(佛書)에 나오는데 시조왕 때에 중국에 불교가 없었다. 그 후 어리석은 사람이 불교 이론에 빠져서 일마다 모두 불교의 괴이한 이론을 끌어대어 사리를 따지지 않고 오릉이나 사릉의 괴이 한 설을 조작해 세속에 전해오니 괴이한 이야기 가운데 이보다 더 심한 경우는 없을 것이다. 삼가 상고하건데, 신성한 사람은 그 출생이 혹 기이하였으니, 번개가 북두를 두르 고 검은 새가 알을 떨어뜨린 것을 보고 거인의 발자취를 밟고 잉태했다는 설이 모두 그런 유이다. 시조의 출생이 혹 큰 알에서 나왔다 하기도 하고, 혹은 성모(聖 母)가 출생 했다고 하여 어느 설이 옳은지 모르지만 천지 사이의 지극한 정기(精 氣)가 모여 하나의 알이 이루어져 하늘에서 내려오고, 용마(龍馬)가 꿇어앉아서 절 을 하며 울어 성인 의 출생을 알려 촌장(村長)들로 하여금 알 게 한 것이리다. 그리고 성모가 탄생했 다는 설에 이르러서는 성모가 남편 없이 잉태한 것이 간적(簡 狄)이나 강원 (姜源) 의 일과 같이 마침내 동해에 와서 포태(胞胎)를 낳았는데 그 모양이 알처럼 생겼 던 것이다. 이제 그 두 가지 설을 참고하여 보건대 이는 성모가 탄생한 것 인 듯 하며 왕비의 출생 역 시 용이 갈비뼈 사이로 낳았다고 하니, 바 로 용문(龍 文)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