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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내가감히합격했을리없다고생각한다. 그 후로 우리 기수에게는‘쪽수 많은’이라는 꼬리표가 붙게 되었다. 여하튼 우린 그렇게모였다. 합격자가모두모인시청각실로기억되는그장소에서참으로많은얼 굴들을 마주하게 되었고, 23기(후에 32기로 바뀌지만)라는 기수를 부여받았다. 그렇게 시작되었다. 대학시절 내내 삼시세끼 밥과 같은 존재로 내 옆에 붙어있게 된 VOU 방 송국그질기디질긴인연의시작이. 강산이 세 번도 더 바뀐 지금에 와서 그때의 일들을 말하려 하니 헛웃음부터 나온 다. 재미난 일들도 있었고 또 어떨 땐 슬프기도 한 모래알보다도 많은 그런 일들이 하 나둘머릿속에서나타났다사라지길반복한다. 요즘바쁜일상을보내다보니잠시잊 고있었던일들을다시떠올리게해준것도역시나방송국이었다. 60주년. 보고도믿기지않는장대한시간의역사다. 한기수한기수가해마다이어 간 것이 60여년이 되었다니 정말 자랑스럽다. 해마다 이어간 그 수많은 점들 중에 나 도점하나를차지했다는사실에살짝뿌듯함을느껴본다. 방송국 생활을 하면서 있었던 일들이야 방송국을 거쳐 간 모든 선배와 후배님들도 다 대등소이할거란 생각이지만, 그래도 특이하게 기억되는 일이라면 오프닝 멘트와 콜사인뉴스를녹음방송으로했던일이다. 당시 방송 장비 교체와 실내 공사를 했기에 부득이 시청각실에서 얼마간 방송을 한 적이 있었다. 시청각실이었지만 그래도 모든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내보내느라 모든국원들이고생을했고, 특히엔지니어들의고생이컸던걸로기억된다. 그러던어느날시청각실행사로인해도저히생방을할수없는날이있었다. 그때 난생처음으로 오프닝 멘트와 콜사인 그리고 뉴스 멘트를 전날 녹음해서 내보냈다. 어 쩔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한 일이지만 그때 참 두려웠었다. 오프닝 멘트를 사전 녹음 된것으로방송을내보내다니, 한번도생각해보지못한일이었으니까. 몇해전동기모임에서술한잔거나하게하고콜사인을돌아가면서해보았다. 지 금도기억에의존하지않고입만열면숨쉬듯자연스럽게나오는콜사인. 070 | 대학의 소리 방송국 - VOU 60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