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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이고 여신의 미모를 가진 선배 아나운서가 부스 안으로 들어 왔다. 그 여신은 술 에쩔고잠을못자비몽사몽인나에게다가와천사의목소리로나직이속삭였다. “지금부터아침방송시작하니죽은듯이있어요. 형.” 그 말 한마디에 너무도 놀라 온몸의 신경세포가 일어났다. 부스 안 바로 옆에는 아 나운서선배, 부스밖창가앞에는엔지니어와PD 선배가방송을시작하고있었다. 애국가가 나오고 교가 그리고 VOU 콜사인, 이 모든 것을 선배들과 가장 가까운 거 리에서 직접 지켜볼 수 있었다. 부스 바닥에 쪼그려 앉아 바라본 아나운서 선배의 호 흡 소리마저 들리는 것 같았다. 내가 이 안에 있다는 것이 절대 방송을 통해 나가서는 안 된다는 긴장감에 나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선배님들의 아침 방송을 부스 안 에서지켜보고있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다시 부스안의 On Air 빨간 불빛이 꺼지고 여신의 미모를 가 진선배아나운서가다시나에게다가와허리를굽히고천상의목소리로속삭였다. “형, 오늘이 술 마시고 부스에 들어온 처음이자 마지막 날이에요. 앞으로 절대 술 마시고부스에들어오면안돼요.” 그렇다. 그 이후 단 한 번도 술 마시고 부스에 들아 가지 않았다. 방송국은 기본을 꼭지켜야하는곳이었다. 우리의방송국생활은이렇게시작되었다. 야, 큰일 났어! 소리치며 누군가가 우당탕 방송국 건물로 뛰어 들어 왔다. 그런 후 우리는문리대앞으로달려나갔다. 00형이문리대난간에올라가시국선언을하고유 인물을뿌리고있었다. 1982년, 군사 정권의 통치가 갈수록 사회를 억누르고 있었다. 보도기자 000형이 불 의한 공권력에 네 보란 듯이 저항하고 있었다. 기사로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없다고 생 각한 것 같았다. 그 이후 000형은 학교에서 볼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난 후 만난 000형 의 손가락 마디하나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그 이유를 묻지 않았으나 모두들 알고 있었다. 81학번 입학생인 우리에게는 졸업정원제라는 것이 시행되어 계열별로 정원 외로 060 | 대학의 소리 방송국 - VOU 60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