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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넨 불합격한 사나이가 아닌가? 여긴 합격자들만 모아서‘강습’을 하는 자릴 세!” “내인생은아나운서가전붑니다! 난아나운서가아니면죽을겁니다!!” “어쨌든자넨불합격자니까, 나가주게.” 순간 이 사나이 그 자리에서 주먹 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엉엉 소리 내어 우 는게아닌가? 강습장이말이아니었다. 다시말이오고갔다. “일단 자넨 부적격자로 판정이 나서 불합격이 되었으니, 이젠 어쩔 도리가 없네. 가주게나.” “아닙니다. 난 아나운서만이 내 인생의 전붑니다! 난 아나운서가 아니면 죽습니다. 한번만봐주십시오.” “좌우지간에안돼! 나가주게!” “안됩니다. 제발 한번만 봐주십시오. 정식 방송 요원이 아니더라도 방송국에 들락 날락할수있는자격만이라도허락해주십시오. 나는방송국이아니면죽습니다.” “어허, 안된다니까, 이사람아. 나가라구.” 그러나이사나이막무가내다. 한참을울고불고난리를치다가이사나이현관앞 에 나가더니 거기서 계속 엉엉 울고 있는 것이다. 강습이 제대로 될 리가 있었겠는가? 우물우물 대강 끝내고 나오는데, 이 사나이 이번에는 복도에 서서 미리 준비해 가지고 온뉴스원고를큰소리로신나게(?) 읊어대고있는것이아닌가? “뉴스를말씀드리겠습니다. 박정희대통령은…” 자신의 아나운스하는 실력을 봐달라는 행동이리라. 그러나 우리는 본 척도 하지 않고 오가며 그냥 지나치고 있었다. 물론 수업도 전폐하고 하는‘짓’이었다. ‘지깟놈 이 실컷 그러다가 지치면 그만두고 가겠지’했는데, 웬걸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계속‘그짓’이다. 그러니이일을어찌하면좋단말인가? 그래서‘수뇌’들이모여서잠시의논을한결 과 이 친구를 자신의 말대로 방송 요원은 아니고 그냥 방송국에 들랑날랑할 수 있는 자 030 | 대학의 소리 방송국 - VOU 6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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